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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능'혹평 주미 英대사 사임…"아첨이 필수" 개탄
2017년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경제인클럽'에 참석한 킴 대럭(오른쪽) 주미 영국 대사.

사임 대럭대사 "내게 주어진 역할 원하는 대로 수행 못해"
 "美행정부 현실 은폐하는 대사만이 백악관서 환영받아" 비판

 영국 해외영연방실로 보낸 전통문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불안정하고 무능하다"고 묘사했던 것으로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던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가 사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자신의 외교 전문이 "특별한 관계"를 자랑해온 양 국가를 난처한 상황에 빠트리게 한 지 사흘만이다.

하지만 대럭 대사의 사임을 두고 미 외교가에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려면 '아첨'이 필수라는 개탄도 나온다.

CNN은 10일(현지시간) 대럭 대사 사임을 다룬 분석기사를 통해 "이 에피소드는 미국 동맹들에 '아첨이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단단하게 묶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및 행정부의 행보에 대한 비판은 현 정권 하에선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CNN은 이와 함께 "외국은 해외에서 누가 자신들 대표할지에 대한 특권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또 "대사들은 주재국에 대한 솔직한 평가와 정치적 특성에 대한 분석을 본국에 보낸다"고 강조했다. 대럭 대사의 메모는 대사로서 정당한 업무였다는 의미다.

실제 대럭 대사 메모 유출본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미국 매체들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럭 대사는 자신의 사임서에서 "현 상황은 내게 주어진 역할을 원하는 대로 수행하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토로했다.

같은 맥락에서 뉴욕타임스(NYT) 역시 "(대럭 대사의 사례는) 우리 중 누구의 일도 될 수 있었다"는, 익명을 전제로 한 워싱턴주재 외국대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NYT는 또 복수의 워싱턴 주재 외국대사들이 대럭 대사와 같은 내용의 메모를 작성했다고도 했다.

대럭 대사가 유출된 내용대로 트럼프 행정부를 '무능', '불안정' 등으로 묘사하는 대신 매끄럽게 작동하는 기구처럼 묘사했다면 오히려 의아했으리라는 게 대럭 대사 동료들의 평가라고 한다.
지난 봄 은퇴한 제라르 아로 전 프랑스대사는 이와 관련, NYT에 "모두가 그랬다(같은 것을 썼다)"며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비밀은 없다는 것을 알았고, 가장 은밀한 방식으로 이를 (본국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 하 백악관을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내부정보를 정확히 보고받는 외국 정부의 능력을 위협한다"고 평가하며, "혼란스럽고 분열된 행정부의 현실을 은폐하는 영국 대사만이 백악관에서 환영 받으리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히 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 주재 각국 대사들에게 별도의 정보공유 없이 무역이나 군 관련 문제 등을 일방 통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무부와 재무부, 의회와 접촉하더라도 향후 행정부 결정을 거의 알지 못한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영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임에도 대럭 대사 역시 그간 대사직을 수행하며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실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NSC)에 대한 접촉을 꾸준히 시도했음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했을 때도 대럭 대사는 이와 관련된 통보를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에는 영국과 프랑스 병력도 배치돼 있으며, 수송 및 정보활동 관련 활동을 미국과 함께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행보를 지지해온 이스라엘이나 아랍에미리트(UAE) 대사들 같은 몇몇 예외를 뺀다면, 워싱턴의 외교관들은 최근 상황을 '블랙홀 같은 곳에서 사는 것'이라고 묘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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