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가 정미경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정미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한 척‘ 발언은 관련기사의 댓글을 빗댄  언어유희(言語遊戱)다. 언어유희는 어떤 의미를 암시하거나 전달하기 위해 말이나 단어, 문자 등을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백과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정미경 의원은 15일 인터넷 댓글을 인용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고 하더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겼다면서"라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무능하고 비겁했던 왕, 개인만 생각한 선조와 측근 아닌가"라며 "외교를 이렇게 무너뜨려 놓고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올리냐"라고 힐난했다.

이에대해 정치권에서는 "막말 흉기" "막말 배설당" 등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평화당은 정미경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고, 대국민사과 및 황교안 대표의 읍참마속(泣斬馬謖·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포기함)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내 "요지경 자유한국당" "막말 배설당"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정 최고위원은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의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것인가. 분별력을 상실한 정 최고위원, 비교할 걸 비교하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도 논평을 통해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막말 흉기"라고 맹비난했다. 이경 민주당 부대변인은 "제1야당 최고위원으로서 정부, 여당과 각을 세울 수 있으나 그 방법이 비열하고 악랄하기 짝이 없다"며 "난데없이 연관성도 없는 ‘세월호’를 들먹여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희화했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정미경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을 '막말'로 규정해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대응'에 나섰다.

한국당은 "해당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유한국당 입장이다"며 "관련 보도 30여 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16일 이에 굴하지 않고 강하게 나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민 대변인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여러 어르신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속 강하게 나가겠다"며 "어차피 이 다음에 한국당이 정권을 못 잡으면 이 나라가 망할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응원해달라"고 올렸다.

이 발언에 당시 민 대변인을 포함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졌다. 이후 한국당의 태도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자, 민 대변인이 위축되지 말라며 성원의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건의 발단이 된 정미경 의원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거의 다 읽었다며 "댓글 중에 눈에 띄는 게 있어서 소개한다"고 한 뒤 '어찌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이라는 누리꾼 반응을 읽어줬다. 그러자 참석한 한국당 지도부 의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는 지난 12일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이순신 장군과 함께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한 발언을 세월호 참사에 빗댄 것이다.

이날 정미경 의원은 "문 대통령은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다 불러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일본 정부도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정작 외교적 해결을 다 망친 분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일본의 아베 총리가 1주년 기념 케이크를 갖다 주니 '단 것 못 먹는다'고 한 분이다. 아베에게 동맹이 아니라고 한 분, 막다른 길을 간 사람이다"며 "자기는 잘못이 없고 일본이 잘못한 것처럼 말한다. 문 대통령의 머리에는 일본과 해결하려는 생각이 있나"라고 따졌다.

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런 판국에 아베 편 드는 분들은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문 대통령을 비판하면 아베 편드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조금이라도 문 정권을 비판하면 아베 편 든다며 토착왜구당이라고 온갖 욕설하고, 문 정권이 망쳐놓은 외교·경제를 한순간에 한국당의 심판으로 만드려는 속셈이 다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는 것이 맞지 않나. 아베가 싼 배설물은 아베가 치우는 게 맞지 않나. 이게 정답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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