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박은주 기자]
사람들은 흔히 고온에서만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물이 끓는 온도인 100℃의 절반도 안 되는 48℃에서도 충분히 화상이 발생한다. 데이지 않을 것 같은 온도에 화상을 입는 것이 바로 '저온화상'이다. 화상은 100℃의 액체나 물체에 스치기만 해도, 68℃에는 1초, 48℃ 온도에는 5분간만 접촉해도 생긴다.

저온화상은 1년 중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중반부터 환자수가 가장 급증하게 된다. 생활하기에는 쌀쌀하지만 그렇다고 보일러를 틀자니 비용 부담이 큰데다 추위가 심하지 않아 전기장판 또는 온수매트만 깔고 생활하다 화상을 입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에 따르면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1월까지 저온화상으로 입원하는 환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추위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올해 11~12월은 전년대비 20% 가량 늘었다.

저온화상은 낮은 온도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특성상 고온화상보다 상처 면적은 좁지만 깊이는 깊다. 이 때문에 저온화상 환자의 80%가 3도의 중화상 환자들이다. 3도 화상이란 피부의 표피는 물론 진피층까지 화상에 노출된 상황을 말한다.

저온화상은 엉덩이, 허벅지 등 매트에 직접 접촉하는 부위에 잘 생기고, 피부가 괴사해 하얀색을 띤다. 더러는 감각이 없을 뿐 별다른 통증이 없어 자신이 화상을 입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화상 후 며칠이 지나 병원을 찾는 환자가 대다수다.

저온화상은 상처가 깊어 80% 이상이 피부이식수술을 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저온화상을 입었을 때는 스스로 취할 수 있는 응급처지가 거의 없다. 대부분 시간이 많이 경과한 뒤에 화상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찬물로 환부를 식히는 쿨링마사지도 소용없다. 쿨링마사지는 화상 후 2시간 이내에 해야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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