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홍 목사

지리산 두레마을에서 열리고 있는 농어촌교회 사모수련회에 참가한 사모들 중에
내가 강의하는 동안 앞자리에 앉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울고 있는 사모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 내가 말을 걸었다. "사모님은 눈물이 많으시네요."하였더니 얼굴을 붉히며

"목사님 죄송합니다. 앞자리에 앉아서 울고만 있어서" 하기에 "어느 곳에서 일하시는데 그렇게 눈물이 많으신지요.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으신가요?" 하고 물었더니 자신의 사연을 말해 주었다.

남편이 공무원으로 있던 중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체험을 하고서는
공무원직을 사임하고는 신학을 하고는 목회자가 되었다.
목사 안수를 받은 후에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교회가 없는 한 섬으로 들어가 교회를 세웠다.
9년 전에 들어가 섬사람들과 함께 살고, 함께 일하며, 교회를 지키고 있다 하였다.
이번에 두레마을 사모수련회에 참석키 위하여 9년 만에 육지를 처음 밟았노라 하였다.
9년 전 섬으로 들어가던 때에 신고 갔던 구두를 선반 위에 얹어두었다가 이번에 신고 나왔다 하였다.

빈민촌에서, 농촌간척지에서 개척선교 하던 때의 나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자기 부부가 겪고 있는 사연과 꼭 같아서 듣는 중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하였다. 내 얼굴만 보아도 눈물이 나기에 눈을 감았더니 목소리가 들려 눈물이 나노라 하였다.
나는 그 사모의 말이 마음에 짠하여 격려의 말을 해 주었다.

"사모님 힘 내십시오. 내외분이 섬에서 그렇게 헌신하심을 예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하였더니 "그럼요 예수님이 우리 부부의 목회를 기뻐하실 줄을 믿기에 지금 일하는 섬에서 평생토록 일하다가 그 섬에 묻힐 각오를 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양회에 와보니 우리 부부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모님들이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일터에서 참고 견디는 것을 알고 용기를 얻게 됩니다."

하고는 다시 눈물을 훔치는 것이었다.
그런 목회자들이 있기에 한국교회가 이만큼이나마 유지되는 것이고
이 나라가 이만큼이나마 자유를 누리고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로마서 11장에는 이르기를 지금도 이 시대를 지켜 나가는 "남은 자"들이 있다 하였다.

"그런즉 이와 같이 지금도 은혜로 택하심을 따라 남은 자가 있느니라"(로마서 11장 5절)

도시의 큰 교회들은 건물을 자랑하고 교세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런 모습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는 농촌교회 목회자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고 섬마을 교회 사모들의 눈물의 기도가 있다.
그런 목회자와 사모들이 이 시대를 지키는 "남은 자"들이다.
하나님께서 그런 목사들의 헌신과 이런 사모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나라와 교회를 지켜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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