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DNZ 철책 뚫고 내려오는 맷돼지 '즉시 사살'(사진=금준성 기자)

[서울=월드투데이] 금준성 기자 = 비무장지대(DMZ)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군 당국은 “DMZ 철책을 통과하려는 멧돼지는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지침을 최전방 GOP 초소에 전파했다고 4일 밝혔다.

군은 지금까지 DMZ에서 야생 멧돼지를 사살한 적이 없다. DMZ 철책은 멧돼지가 뚫고 통과하거나 쉽게 넘어올 수 없는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태풍과 장마 등으로 토사가 유실되거나 산사태 등으로 파손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지역 멧돼지가 파손된 철책 틈새를 이용, 남쪽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전날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 철책이 파손됐고,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발견 즉시 사살’과 같은 이번 극단적인 조치는 경기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혈액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DMZ 남방한계선에서 군사분계선 쪽으로 약 1.4㎞ 지점이다.

군 당국은 총성이 울렸을 경우 자칫 북측과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북측에도 우리 군의 사살 지침을 알렸다고 밝혔다.

정부도 파주와 김포에 있는 모든 돼지는 매몰 처분하는 강력한 방역 대책을 내놨다. 전날 경기 김포와 파주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이 추가돼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농장은 모두 13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어 농식품부는 경기·인천·강원의 일시이동중지명령을 4일 오전 3시 30분부터 6일 오전 3시 30분까지 48시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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