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북미 실무협상 결렬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서울=월드투데이] 김우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불발 소식을 6일 오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북미간 대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남겼다.

미국과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섰지만,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쾌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북미 대화국면을 '천금 같은 기회', '유리그릇', '기적' 등으로 빗대며 큰 기대를 드러내왔다. 북미 대화가 제 궤도에 오르면서 문 대통령의 평화 프로세스가 안착할 것이라는 관측했었다.

다만 이번 실무협상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노딜'에 그치면서, 문 대통령의 '촉진역' 행보가 다시 기로에 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단 청와대는 이번 실무협상이 이뤄진 것 자체에 '북미대화 재개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대화 이후에도 동력을 살려가는 데 힘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실무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나오길 바랬는데, 막상 '결렬' 소식이 나오니 아쉽다"고 평가했고 다른 관계자는 "새 판을 짜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의 양측 입장을 바탕으로 대화가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무협상 결렬은 북미간 비핵화 방법론 인식 차이를 확인했을 뿐이며 의견을 좁히는 과정을 재차 거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시각인 셈이다. 김 북한 대표는 불쾌감을 표현했지만, 미국 국무부는 '좋은 논의'라는 표현으로 차후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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