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스누피에 나오는 어린아이를 기억하시나요? 늘 담요를 질질 끌고 다니는 아이 말이에요. 이 캐릭터는 인간의 분리불안증을 너무나 단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네요. 이렇게 특정한 사물이나 대상에게 떨어져 나가는 일을 견디지 못하는 정신적 증후를 우리는 블랭킷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 아주 어린 시절 그러니까 구강기때 입으로 모든 사물을 인지하고 모든 감정은 입으로 배우는 젖먹이 시절을 이야기 합니다. 그 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불안감이 커서 성인이 되어 여러가지 불안증세로 나타나는것을 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모두 분리불안 증세가 있습니다. 경중의 차이겠지만요. 분리불안은 인간의 기본 정서라고 해도 무방할것 같네요. 신과의 분리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라는것이 생겨났고, 결혼 제도도 사랑하는 남여의 분리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들어진 제도가 아닌가 해서 실소가 나옵니다. 무엇으로부터 떨어지는것에서 불안한가요?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은, 사람들은 건강의 분리불안함과 경제적 여유의 분리불안함, 지금의 누리는 행복의 분리불안함 또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분리불안 이런것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나약한 중생인건 맞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분리불안과 그것을 극초월 했을 때 느끼는 희열의 극과 극을 매일 시소를 타듯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고 사니 말입니다.

이러한 분리불안에서 우리는 자발적으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이러한 불안증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그 자유로움을 위해 여러분과 나는 삶에서 무엇을 하나요? 어제 보다 오늘이 한결 낫다고 느끼나요? 오늘보다 내일이 확실히 행복할거라고 믿고 계시나요? 내일은 커녕 오늘이라는 시간도 우리는 알지 못하는 강을 조심스레 건너고 있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분리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다만 대상을 옮겨 그 분리불안을 잠시나마 피해 보려고 노력할 뿐이지요. 그 안에 생겨나는 모든 감정의 손님들을 맞이하고 떠나 보내면서, 같은 감정을 교류하고, 또 다른감정을 비교하면서 그렇게 이 세상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짜피 죽으면 먼지 하나로 돌아갈 우리지요.

무엇이 우리에게 떨어져 나갈까봐 전전긍긍하고 살고 있는걸까요? 저도 오늘 하루를 전전긍긍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결코 오늘 하루가 불행하지는 않았어요. 그러한 전전긍긍이 저와 여러분의 삶을 한층 살찌우니까요. 자 무엇이 문제인가요?

이경화/ 서귀포에서 상담카페 '위로' 운영, 위듀커뮤니케이션즈 대(표maree29@ham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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