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프랑스한국문화원 이전 사진제공=프랑스한국문화원

[서울=월드투데이] 박희숙 기자 = 1980년 유럽 최초의 한국문화원으로 파리에서 문을 열었던 프랑스한국문화원이 내년 개원 4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건물로 확장 이전했다.

20일(현지 시각) 프랑스한국문화원은 파리 8구 보에티 거리에 있는 새 건물에서 개원식을 열었다. 839억원 예산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짜리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했다. 118석 규모 공연장을 비롯해 대규모 전시실, 한식체험관, 도서관, 한국어 강의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유럽의 문화 수도'로 불리는 파리에서 한류를 전파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환영 리셉션에서 한국계 입양아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프랑스와 유럽에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새로운 공간이 생긴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건배사를 하자 장내에 모인 프랑스인과 한국인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39년간 사용한 예전 문화원(연면적 753㎡)과 비교해 새 문화원은 연면적으로 5배 넓은 3756㎡다. 세계 32곳에 있는 한국문화원 중에서 내부 넓이로 서른한번째였지만 이제는 넷째로 큰 규모를 갖추게 됐다. 예전에는 건물의 반지하만 사용했지만 건물 하나를 통째로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공간으로만 사용한다.

K팝 공연, 한식 만들기 행사,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전시 등을 수시로 열게 된다. '파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샹젤리제 거리까지 걸어서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같은 건물에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콘텐츠진흥원도 함께 입주했다. 새 프랑스 한국문화원은 유럽 내 9개 한국문화원의 정보 교류와 연계 사업을 주도하는 허브 역할을 맡는다.

개원식에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편곡해 연주한 축하공연이 열렸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한국 고유의 색채를 살린 공예 작품을 보여주는 '때깔' 전시도 시작했다. 환영 리셉션에서는 요리사 오세득씨가 돼지고기 연잎 수육, 우엉불고기비빔밥 같은 다양한 한국 음식을 선보여 프랑스인들의 갈채를 받았다.

프랑스 싱크탱크에서 아시아 정세를 연구하는 앙투안 봉다즈씨는 "막걸리가 아주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계 입양아인 조아킴 손 포르제 프랑스 하원의원은 "예전보다 훨씬 넓고 쾌적해져 기분이 좋다"고 했다.

개원식에는 베베트 로페즈 프랑스 상원의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프랑스 의회의 한불친선협회 부회장인 로페즈 의원은 "신비하고 매력적인 한국문화에 빠지는 프랑스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참에 훌륭한 한국문화원이 생겨 반갑다"고 전했다. 박양우 장관은 "유럽에서 한국의 문화와 관광이 시너지를 내는 중심지로 새로 태어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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