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투데이] 송정수 기자 = 미국이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 감축까지 거론했다고 일본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캡쳐]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1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해 백악관 관계자와의 면담 결과를 보고하면서, 미국 측이 주한미군 축소를 시사했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21일 늦은 밤에는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강 장관은 21NSC 회의에서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외교적 역풍에 대해 강하게 우려했고, 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급거 귀국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강 장관의 견해를 지지했다고 이날 전했다.

미국의 압박을 받은 한국 측은 "대의명분만 주면 (지소미아) 협정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처음 일본 측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일본 측은 "협정 파기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한국 측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일본과의 분쟁 절차를 중단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상황이 변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후 일본은 대()한국 수출규제 관련 국장급 회의를 열자는 의향을 한국 측에 전달했고, 문재인 정부가 이를 수용해 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수출규제 관련 한일 대화 개시와 관련 "아슬아슬한 협상에서 한일 외교가 기능을 발휘했다는 훌륭하지만, 그렇지 않았다""양쪽 모두 미국의 강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한발짝 물러섰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동맹 네트워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서 한일 양국이 미국의 중재에 의존하는 태도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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