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우주'(Universe 5-IV-71 #200), 1971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서울=월드투데이] 황희진 기자 =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1913∼1974)의 대표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사진)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며 한국 미술품 경매가 최고 기록을 세웠다.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우주’가 8800만 홍콩달러(약 131억8750만 원)에 낙찰됐다. 구매 수수료를 포함한 가격은 약 153억4930만 원으로, 낙찰가 기준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날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 중 하나로 출품된 ‘우주’는 4000만 홍콩달러(약 60억 원)로 출발했다. 10분여간 33번의 치열한 경합 끝에 작품의 최종 낙찰자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전화 응찰자였다.

푸른색을 띠는 캔버스 전면이 점화로 이뤄진 ‘우주’는 1971년 작품으로, 가로세로 127×254cm 크기에 유일한 두폭화다. 김환기가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말년에 완성한 이 작품은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그의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의 후원자이자 주치의던 의학박사 김마태 씨(91) 부부가 1971년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50년 가까이 소장하고 있었으며,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최고가는 김환기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 점화 ‘3-II-72 #220’으로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낙찰가 6200만 홍콩달러(약 85억3000만 원)이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1∼10위 가운데 9위인 이중섭의 ‘소’를 제외하면 모두가 김환기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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