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나성의 성벽 연결구간 흔적 확인

[부여=월드투데이] 송현철 기자 = 백제가 사비로 천도한 뒤 쌓은 부여 나성의 성벽 연결구간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부여 나성(사적 제58호)'의 북나성 구간 중 청산성-부소산성 연결부분의 성벽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발굴현장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430번지 일원으로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공개된다.

부여 나성은 201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내에 있는 성으로 백제가 사비로 천도한 538년 전후에 백제 사비도성을 보호하고 내·외곽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삼국시대 후기 백제 도성과 관련된 백제 왕도 핵심유적이다.

나성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1991년 동나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이뤄진 가운데 동나성과 북나성 성벽의 축조기법이 확인된 바 있다.청산성과 부소산성을 연결하는 성벽은 조사 대상지의 서쪽으로 구릉지와 평탄한 논 경작지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확인됐다. 성벽은 자연암반을 L자형으로 깎은 뒤 전면부에 사각형으로 다듬은 석재를 켜켜이 쌓고 뒤에는 석재를 채워서 쌓은 형태다.

확인된 성벽의 면석은 최대 10단, 높이 2.3m 정도이며, 전면부는 모래와 점토를 번갈아가며 쌓은 뒤 최상부를 석재와 점토로 덮었으며 바닥에는 성벽을 견고하게 한 시설인 기저부(基底部)가 확인됐다.

북나성 일대에 대한 조사는 그동안 총 9차까지 이뤄진 가운데 지난 8월부터 청산과 부소산성을 연결하는 성벽선이 지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해발고도 28m의 야산 북사면에 해당하는 곳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북쪽으로는 자연 하천인 가증천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고 있는 지역이다. 이 구간은 기존 조사에서 성벽의 흔적들이 부분적으로는 확인된 곳으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났다.

편 성벽에서 동쪽으로 연결되는 지점의 경우 구릉이 돌출되는 지형으로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윤곽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간의 발굴조사를 통해 구릉 정상 일대에서는 성벽 석축부 일부가, 구릉 말단에서는 성벽 기저부 시설층 일부가 확인된 것으로 볼 때 동쪽으로 향하는 성벽의 진행 방향은 돌출되는 자연 지형을 따라 구릉 말단부에 조성돼 비탈면을 따라 구릉 정상부로 이어져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심상육 백제고도문화재단 책임조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부여 나성이 산지에서 평지로 연결되는 부근에서 셩벽의 실제 위치가 어느 정도 확인됐다"며 "미진한 부분들에 대한 완결성이 좀더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여 나성 조사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그 원상을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동아시아 도성사에서도 의미가 큰 백제 사비시기 도성제 구축 양상을 규명해 백제 왕도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