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월드투데이] 남재준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보안사령부가 생산한 사진첩 13권(1천769매·중복포함)이 39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26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구 기무사령부)가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해당 사진첩을 국가기록원에서 받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첩에는 1980년 5월 항쟁 당시 군이 정보활동 등을 목적으로 채증하거나 수집한 기록사진이 담겨있다.

보안사령부 생산 5·18 사진첩 일부[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실 제공]

이 가운데 군이 헬기를 통해 선무 활동을 하는 모습과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희생자들의 사진 등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그동안 사진으로 공개되지 않았던 광주KBS, 광주세무서 방화 모습과 시위대 버스를 군인에게 돌진시킨 모습이 포함됐다.

다만 보안사 시각에서 수집·생산한 사진첩인 만큼 주로 시위대의 과격함과 피해 상황을 나타내는 사진이 대다수였다.

보안사가 당시 언론인으로부터 강제로 압수한 사진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김태종 연구실장은 "사진 설명에 폭도들의 광란이나 난동자라고 표현하는 등 처음부터 시위의 야만성과 항쟁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며 "계엄군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간대별 공간대별로 나눠 분석한다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 역시 "당시 계엄군의 진압 활동과 5·18 항쟁들이 일자별로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며 "5·18 진상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진의 의미와 구체적인 내용은 5·18 관련 단체와 연구소 등 전문가들이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추후 사진 분석을 통해 사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사진첩 공개가 5·18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관련자 증언·진술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군·검찰·국정원 등 미공개 자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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