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월드투데이] 서동준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청호 수역에서 초분광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을 이용해 녹조를 원격 탐사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ETRI가 개발한 대청호 원격 탐사 시스템(CG)=ETRI 제공]

녹조는 물의 흐름이 느리고 수온이 올라가는 환경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가 과도하게 번식해 물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사람이 수질을 측정하는 기존 방식은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데까지 이틀 이상 걸리는 데다 현장을 직접 방문 조사해야 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다.

ETRI는 가시광선 영역과 근적외선 영역 파장대를 잘게 쪼개 다양한 스펙트럼의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초분광 카메라를 드론에 탑재, 대청호 수역을 원격 촬영했다

육안으로는 녹색을 띠는 다른 생물과 남조류를 구분하기 어렵지만, 초분광 카메라를 이용하면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조류경보 관심 단계(1㎖당 유해 남조류 세포 수 1천∼1만개)에 진입하는 초기 시점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위성이나 항공기 등을 이용한 녹조 촬영은 있었지만 드론을 이용해 초분광 영상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RI는 지난 6월부터 대청호 주요 지역 두 곳에서 수상 드론과 고정식 센서를 이용해 수질 영상 빅데이터를 구축해 왔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학습 방식을 이용해 녹조가 갑자기 불어나는 시점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권용환 ETRI 책임연구원은 "조류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까지 대청호에 녹조 실시간 모니터링 맵을 구축, 탐사에서 분석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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