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투데이] 박희숙 기자 = 영국 과학자들이 대변 냄새만으로도 대장암 초기 징후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사진=박희숙 기자]

2일 크리스 프로버트 영국 리버풀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대변 속에 혈액 성분인 헤모글로빈이 들었는지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대변면역화학검사(FIT)'를 활용해 대변 냄새만으로도 대장암에 따른 출혈이 있는지 조기에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병을 진단할 때 혈액 다음으로 많이 쓰는 샘플은 소변과 대변이다.

대장암 환자들은 흔히 폴립이 생기고, 출혈이 나타나 대변 속에 피 성분이 남아 있다. 하지만 대장암으로 인한 폴립 외에도 장염 등으로 출혈이 나거나, 덜 익은 고기 섭취 등으로 동물 피가 섞일 수 있어 기존 분석법인 FIT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데 정확도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똥 냄새가 건강한 사람과 다르다는 것에 착안해 대변 속에 든 휘발성화합물을 분석해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방법(VODECA)을 개발했다.

이 진단법은 FIT와 비슷하지만 기체 상태로 공기 중에 배출될 수 있는 분자를 포착해 분석할 수 있다.

대변에서 나온 가스는 대부분 장 내에서 음식물이 화학반응(소화)을 거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건강상태를 추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미 수년 전 대장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나오는 휘발성화합물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프로버트 교수는 "혈액을 뽑지 않고도 대변으로 대장암을 간단하게 조기 진단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VODECA로 대장암 초기가 의심되는 환자를 추가 검사해 장 내에서 출혈이 일어난 곳과 암이 발생한 곳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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