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뉴스1]

[서울=월드투데이] 문영미 기자 =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환자들을 위한 가발을 제작하던 단체들이 올해부터 "더는 머리카락을 기증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07년부터 12년간 8만 6338명에게서 머리카락을 기증받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는 지난 2월 관련 캠페인을 중단했다. 2만 5785명에게서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가발을 만들어 기부해온 가발 제조업체 하이모도 지난 4월 관련 사업을 접었다.

이런 배경에는 각종 미용 제품에 손상된 한국인의 모발(毛髮) 상태가 있다. 파마나 염색 등 머리 미용에 손상된 모발이 많아져, 기부받아도 가발을 만들 수 없는 것.

하이모는 최근 중국·미얀마 등지에서 수입한 모발로 가발을 제작해 어린이 환자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하이모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증받은 모발의 90% 이상이 가발로 제작할 수 없는 상태"라며 "가발 제작에 적합한 머리카락을 골라내는 비용보다, 외국에서 모발을 수입하는 비용이 더 싸다"고 말했다.

이제 국내에서 머리카락 기증을 받는 곳은 A 단체가 유일하다. 이곳은 연말이 되면서 머리카락 기증이 몰리자, 대외 홍보를 중단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기증 물량이 너무 많아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고, 기부자들은 왜 기부 명단에 이름이 올라오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등 정신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혹시라도 단체 이름이 알려져 머리카락 기증이 더 들어올까 봐 걱정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