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월드투데이] 박희숙 기자 = 폐광촌마을이 호텔로 변신 중이다.

강원 정성군 고한읍 고한 18리 주민들은 호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식당·민박·세탁소·미용실·카페 등 각자의 사업장과 집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

강원 정성군 고한읍 고한18번가 마을호텔[정성군 고한읍 제공]

수직으로 높게 솟은 커다란 건물형태의 일반 호텔과는 다른 고한18번가 마을호텔은 길과 골목을 따라 호텔의 각종 시설이 펼쳐진다.

잠은 이 건물에서, 식사는 저 건물에서, 빨래나 이발은 또 다른 건물에서 하면 된다. 물론 이들 시설은 이용이 편리하도록 가까이 붙어 있다.

호황을 누리던 석턴산업이 2000년 전후 쇠퇴하면서 이 마을도 급격히 쇠락 했다. 이후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들어섰지만 주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마을 자체를 호텔화하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낸 건 영화제작소 ‘눈’의 강경환 대표(50)였다. 그는 “고한18리 골목길 하나에 숙박시설과 식당·상점·카페·세탁소 등 다양한 업종이 한데 모여 있는 것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강원 정성군 고한읍 고한18번가 마을호텔[정성군 고한읍 제공]

이를 위해 마을호텔추진단이 만들어졌다.

추진단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상향식 도시재생 방식을 주장했다.

고한18번가 마을호텔사업은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주최한 ‘2018 균형발전박람회’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상을,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18 도시재생 한마당’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고한 18리 유영자 이장은 “식당을 하던 주민은 그 자리에서 계속 식당을 하고 민박집 주인은 계속 민박집을 하면 되기 때문에 도심 개발로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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