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주자, 박순아[서울남산국악당 제공]

[서울=월드투데이] 박희숙 기자 = 서울남산국악당은 오는 20일부터 양일간 가야금주자 박순아의 ‘노쓰코리아 가야금’을 공연한다.

박순아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로 어려서부터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 가야금을 전공했다. 가야금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평양으로 건너가 국립평양음악무용대학(현재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에서 명인들로부터 25현 가야금을 사사했다. 

이후 일본에서 금강산가극단 단원으로 활동했고, 2006년 한국 국적 취득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북한에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12금 가야금을 수학하며 북한 평양과 일본, 한국 문화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현재 동아시아와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1987년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카데미음악상수상영화 ‘The Last Emperor’에서 쟁연주를 담당했던 중국 쟝샤오칭(Jiang Xiao-Qing), 일본 바바 노부코와 함께 아시아의 금(琴)연주그룹 고토히메(KOTOHIME)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과 창작국악그룹 비빙으로 활동하며 무용가 안은미, 국립무용단 외 다양한 국내 창작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노쓰코리아 가야금’은 연주자 박순아의 진면목을 조명할 수 있는 독주회이자 12월 발매될 동명의 음반 제목이기도 하며, 북한의 ‘가야금 르네상스’라고 칭할 수 있는 1960~1970년대의 북한 가야금 연주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노쓰코리아 가야금’은 박순아가 가야금 주자를 꿈꾸게 만든 보물 1호인, 어린 시절 부모님께 선물 받은 카세트 테이프 '가야금독주곡집'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앨범은 1960~1970년대 가야금 연주곡 15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악기개량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12현, 13현이던 가야금의 줄 수가 19현, 21현으로 늘어나고 5음계 역시 7음계로 확장되는 등 음악적으로 파격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던, 소위 ‘가야금 르네상스’라 칭할만한 시기의 가야금 연주곡들을 담고 있다.

이 시기에는 악기와 음계의 변화에 따라 피아노곡 처럼 양손을 활용하는 독주곡들이 유행했으며, 산조나 민요 등 전통음악 외에도 유행하는 가요도 편곡해 연주하는 등 색다른 형식의 연주곡들이 등장하고 현의 수가 늘어난 만큼 기존 12~13현 가야금 연주 보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편곡이 이루어 졌다. 그러나 이후 농음(농현)이 특징인 가야금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형식의 곡들은 이후 차츰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 박순아의 설명이다.

이번 공연에서 박순아는 당시 음반에 담겨있던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25현 가야금을 활용한 양손 주법을 통해 가장 화려한 주법을 꽃피웠던 '가야금 르네상스' 시기 가야금 연주곡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공연은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12월 20일 오후 8시, 21일 오후 5시 2회에 걸쳐 진행된다.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며 티켓 가격은 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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