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홈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타마라 앤카가 꾸민 이번 겨울 크리스마스용 거실 인테리어[제공=디자이너 타마라 앤카]

[서울=월드투데이] 박희숙 기자 = 올해 크리스마스의 색은 '블루(Blue)', 파랑이다. 따뜻한 크리스마스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색이지만,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반쯤은 감 잡았을 터.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색채연구소인 팬톤이 뽑은 '2020 올해의 색'이 바로 '클래식 블루'였다. 팬톤은 "차분함과 자신감,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를 원하는 우리의 욕망에 부응한다"며 "미국에서부터 영국, 홍콩, 시리아 등까지 전 세계적 혼란이 팽배한 요즘, 클래식 블루는 확신과 안도감을 주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매거진은 이를 가리켜 "불안을 막는 블루(Anti-Anxiety Blue)"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미 인테리어 업계에선 '설렘을 주는 색'으로 '블루'가 뜨고 있다. 해외 유명 인테리어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은 올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의 메인 컬러에 블루 톤을 입혔다. 20만명 가까운 팔로어를 두고 있는 홈데코 전문가 타마라 앤카의 인스타그램 시트린리빙(@citrineliving)을 비롯, 팝스오브컬러홈(@popsofcolorhome), 디자인앤드스타일스튜디오(@designandstylestudio) 등 팔로어 수만명을 거느린 해외 유명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인스타그램이 제안하는 올해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인테리어는 모두 블루가 주제다.

타마라 앤카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해 뉴트럴(베이지·갈색 등 자연을 닮은 색상)이 큰 인기였다면 올해는 블루를 기본으로 은색과 베이지골드 색상의 소품으로 장식하면 우아하고 성스러운 거실을 만들 수 있다"고 적었다.

블루는 '우울함'의 또 다른 뜻이지만, 동시에 청춘의 상징이기도 하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입은 푸른색 코트와 노란 바지는 18세기 당시 자유를 갈구하고 통념을 떨치는 젊은이의 상징으로 폭발적으로 유행했다. 색상에 도덕성과 감성이 존재한다며 '색채론'을 펴내기도 했던 괴테는 푸른색을 가리켜 "매우 고결하면서도 동시에 암울함을 띠기 때문에 흥분과 휴식이라는 대조적 성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의 푸름은 2017년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영화 '문라이트'에서 잘 드러난다. 원작 희곡 제목인 '달빛 아래에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처럼 함부로 규정지을 수 없는 정체성과 이상향을 내포하기도 한다.

정주연 현대백화점 리빙콘텐츠 상무는 "최근 문을 연 이탈리아 음식점 '보르고한남'이 국내 이창화 도예가의 푸른색 자기를 식기로 이용한 것을 보면 푸른색을 '청사진'으로 보는 동서양의 관점이 비슷해보인다"며 "지중해의 푸른 빛을 닮은 푸른색은 영원성과 순수성을 갖고 유행을 타지 않아 언제든 인테리어 요소로 꾸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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