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원구식 등단 40주년 기념 개인전 열어

[서울=월드투데이] 박희숙 기자 = 시인이 그려낸 그림은 시처럼 간결하고 압축적이다.

서울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서 13일 개막하는 시인 원구식(64) 개인전 '만물의 이론'전은 융복합시대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등단 40주년 기념으로 연 개인전이다.

원구식 시인은 중앙대 문창과 출신으로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먼지와의 싸움은 끝이 없다', '마돈나를 위하여', '비'을 출간한 중견 시인으로 현재 월간 '현대시'와 격월간 '시사사'의 발행인이다.

그림을 그리게 된 건 "문자를 시로 표현하기보다 색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일면서다."시인은 “들뢰즈가 내 속에 잠들어 있던 조형성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붓을 잡은 그는 시나 그림이나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형태를 발명하거나 재생산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힘을 포착하는 것이 문제”라고 깨달았다.

화가로 변신한 그는 통합한 만물의 이론을 선보인다. 그래픽 같은 기법으로 출력해서 다시 그위에 덧칠하는 기법으로 '들뢰즈의 기관 없는 신체'와 방탄소년단·블랙핑크의 역동적인 춤을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300호 크기 대작을 비롯해 천지창조, 기관 없는 신체, 만물조응 등 28점을 전시한다.

시인의 그림에 대해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목판화 칼 맛같은 간결미와 바우하우스의 단순한 조형미가 압권”이라며 “특히 블루와 블랙, 레 드와 블랙의 강렬한 대조가 치명적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질 바스티넬리(Gilles Bastinelli)도 전시평을 썼다. “메타모르포즈 형태들, 하이브리드 형태들 또는 다른 돌연변이 형태들이 검은색과 원색의 배경 위에 새로운 작품들로 탄생되었다"며 “마치 현대 소비 사회의 괴물들을 풍자하고 있는 듯하다”고 평했다. 전시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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