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무기한 농성

[서울=월드투데이] 김우정 기자 =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장기화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준비 모드'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지역구가 아닌 여의도에서 보내고 있다.

특히 황교안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면서 소위 '눈도장'을 찍지 않으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별로 오전·오후 12시간씩 2개 조로 나뉘어 로텐더홀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까지도 조를 짜서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통상 주말에는 의원들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역구 활동사진이 올라왔지만, 지난 주말에는 황 대표와 같이 찍은 국회 농성장과 집회 사진이 주를 이뤘다.

정기국회 종료 후 첫 주말인 전날에는 광화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까지 열리면서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영입 인재 명단을 발표하는 등 총선 밑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당 차원, 개별 의원 차원에서 준비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대는 원내와 원외를 구분해서 벌써 뛰고 있는데 한국당은 대표까지 나서서 원내 투쟁에만 올인하고 있어 모든 것이 묻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원내 투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외연확장, 인재영입 등을 병행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당무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서서히 총선 분위기에 불을 붙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원외인 조대원 경기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은 "별도의 교육이나 설명 없이 원외위원장을 원내 투쟁에 동원하는 게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주말 집회에도 '최대 동원령'을 내렸지만 , 우리가 듣고 싶은 민심만 들어서는 전국적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부지런하기만 한 지휘관보다 전략적이고 똑똑한 지휘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여당이 예산안 날치기를 했다고 밤샘 농성을 하면서도 예산안을 많이 땄다며 보도자료를 뿌리다 뭇매 맞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반 국민들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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