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사진=남궁진 기자]

[서울=월드투데이] 남궁진 기자 = 16일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4924명 중 31%가 언어폭력을, 33%가 신체폭력을, 9.6%가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은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선배선수(58%)나 코치(50%), 감독(42%) 등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학생 선수 A씨는 "욕은 항상 먹는 거라 특별히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면서도 "시합 때 실수를 했더니 부모님이 보시는 앞에서 감독님이 소리를 질러 많이 창피했다"고 말했다.

신체 폭력은 응답자 3명 중 1명(1613명)이 당했을 만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신체폭력을 경험한 선수 중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한다고 답했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엎드려뻗치기(26.2%)'였고,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13%)'가 뒤를 이었다. 신체폭력은 선배선수(72%)나 코치(32%), 감독(19%)에 의해 기숙사(62%)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응답자는 전체의 10%에 달했다. 여성 선수는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성적 농담'을 하거나 '운동 중 불쾌할 정도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강제로 만지는 것', '신체 부위를 몰래 혹은 강제로 촬영하는 것' 등 강제 추행이나 불법 촬영에 해당하는 성폭력도 있었으며 성폭행을 당한 경우도 2명이 있었다.

남자 선수는 '누군가 자신의 실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마사지,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가 많았다. 여자선수나 남자선수 모두 남자 선배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커 이성은 물론 동성 간 성희롱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조사한 결과 초중고 학 생보다 성인인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더욱 심각함을 확인했다"며 "합숙소 생활도 과도한 규율과 통제로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맡은 이규일 경북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운동 중심의 운동부 문화를 해체하고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운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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