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기 바라는 박매진 발명가

[서울=월드투데이] 문영미 기자 = 발명은 대단한 곳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수동식 와이퍼를 개발한 메리 앤더슨도 서리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모습을 보고 빗자루에 아이디어를 얻어 수동식 와이퍼를 만들게 됐다.

그녀의 발명은 생활의 불편을 개선한 것뿐, 대단한 생각을 가지고 와이퍼를 개발한 게 아니었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으로 만들어진 발명도 있지만, 생활 속 불편을 개선하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그런 작은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한국여성발명협회가 주관하는 ‘생활발명코리아’는 여성의 생활밀착형 제품 아이디어를 공모·선정해 지식재산권 출원과 시제품 제작, 사업화 컨설팅 제공 등 여성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지난 11월22일 '2019 생활발명코리아'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다양한 발명품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중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 ‘호미핑거’를 발명한 박매진 발명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호미핑거, 부피가 작아 휴대와 보관에도 용이하다.

호미핑거는 밭일을 하고 나서 손톱에 때가 끼거나 심할 때는 깨지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잡초 제거용 도구’들에서 다자인을 착안한 손가락 모양의 호미다.

전남도 해남 출신인 박매진 씨는 부모님이 농사일할 때 꼈던 장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장갑은 사용하는 쪽, 손가락 부분이 많이 달아 떨어진다면서 장갑을 보조할 수 있는 뭔가 필요해 생각한 게 지금의 ‘호미핑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단순한 손가락 보호 이외에 앞부분을 ‘호미’ 형태를 적용해 잡초를 제거할 때 사용할 수 있어요. 특히 가정에서 상자텃밭이나 화분을 가꿀 경우 호미 대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죠.”

연질고무를 적용해 손가락 크기와 두께에 상관없이 만들었으며 손가락이 쉽게 빠지지 않도록 밴딩 형태로 만들었다.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손가락과 밀착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지만, 밀착 부분에서 애로점이 발생했다고.

"아직 시제품이라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저는 손가락 끝까지 밀착될 수 있게 만들고 싶은데, 그 부분이 덜 완성됐다”며 “좀 더 움직이기 쉽고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앞으로 보완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멘토링 제공, 아이디어 연구개발 지원, 사업화 맞춤 컨설팅 등 생활발명코리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호미핑거에 대한 제안과 의견도 다양하게 제시해줘 개발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됐다는 박매진 씨는 “멘토분과 만나서 발명에 대한 의견도 들어야 하는데 제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 멘토분이 제 퇴근시간에 맞춰서 만나주셨다.

그리고 시제품은 한 번만 나오기 때문에 3D프린터로 뽑아서 미리 보여주는 등 생활발명코리아에서 신경을 많이 써줘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많이 겪었다면서 “학생 때도 해보지 않았던 프레젠테이션 라던지 제가 발명한 호미핑거가 큰 상을 받는 등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감수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저는 감수하지 않을 때 발명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 ‘불편함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라는 생각에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박매진 씨.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면 그때마다 메모하면 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박매진씨는 “사업까지 이어간다면 호미핑거 말고도 여성의 일상에서 불편한 부분을 보완할 발명품을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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