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경의 '시선'] 4류 정치와 공명지조(共命之鳥)
상태바
[윤태경의 '시선'] 4류 정치와 공명지조(共命之鳥)
  • 윤태경 기자
  • 승인 2019.12.30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태경 본부장
▲윤태경 본부장

표리부동한 정치세력가들의 막장 드라마가 한 해 동안 지겹도록 방영됐다. 정의, 공정, 도덕, 균형이란 공동체 지향가치들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TV 막장 드라마는 보기 싫으면 끌 수 있지만, 정치권 막장 드라마는 끌 수가 없다. 소중한 내 삶의 영역들을 그들이 함부로 침범하고 마구 헝클어놓기 때문이다. 올해는 절망과 광풍의 한해였다.

집단지성의 상징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공명조(共命鳥)는 하나의 몸통에 머리가 둘 달린,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새를 뜻한다. 목숨을 공유하기에 어느 한쪽을 죽이면 함께 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대방을 죽이면 자기도 죽게 되는 공멸이기에 공생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는 새다. 좌우 진영으로 갈라져 극심한 이념분열의 중병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를 고발하는 사자성어다.

공명조의 교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훌륭한 본보기다. 자신과 견해를 달리한다고 비박들을 정적으로 간주, 핍박하고 정치적으로 죽이려 했다. 상대를 죽이려던 그 칼에 자신이 자상(刺傷)을 입었다. 헌정사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다. 권좌에서 내려오자마자 사법 단죄를 받아 지금도 영어(囹圄)의 몸이다.

탄핵사태 이전 보수 우익은 비교적 잘 뭉쳤고 단합도 잘 이뤄냈다. 분열은 진보 좌파의 대명사였다. 탄핵사태 이후 보수 우익은 두 동강 났다. 비박 보수를 죽이려다 자기도 죽고 보수 몸통도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었다. 몸통 보수는 지금도 완치되지 못해 병상에 누워 있는 형국이다. 한쪽 머리를 죽이려다 자기의 죽음을 초래한 어리석은 공명조와 닮은 꼴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만년 야당을 할 것 같았던, 존재감 없던 문재인 야당이 정권을 잡았다.

작금의 여야 상황은 내전 상황을 방불케 한다. 민주화세력이 산업화세력을 절멸시키려 한다.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고, 다수의 힘으로 몰아붙인다. 힘이 없어 지금 당하고 있는 자들은 한때는 힘이 넘쳐나던 자들이었다. 힘 있다고 쓸데없이 힘자랑하고 오만불손한 처신으로 자멸했다. 반작용으로 힘없던 문재인 야당이 힘있는 자가 된 것이다. 자질이 뛰어나고 능력이 출중해서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다.

로또 당첨자 중 거액 당첨금을 공돈으로 생각해 함부로 사용하다가 다시 알거지가 된 경우가 많다. 권력은 겸손과 절제, 합리와 공생의 기반 위에서 행사되어야만 생명력과 당위성을 가진다. 문재인 정권은 임기 반환점을 도는 동안 로또 당첨자가 금력(金力)을 남용하듯 권력을 남용했다. 우리 사회를 두 동강 냈던 조국 사태,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선거법 및 공수처법 횡포 등등은 현재진행형인 대표적인 권력 남용사례다.

25년 전, 삼성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경제는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질타한 적 있다. 25년이 지난 뒤에도 대한민국의 정치는 여전히 4류다. 반면 비정치적 분야는 세계 수위를 달린다. 이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은 상전벽해 수준으로 상승했다.

정치권 4류 발언의 주인공 회사인 삼성전자는 독보적인 세계 1위 기업이다. 5대양을 누비며 항해하는 거대 선박들의 3분의 1 이상이 국내기업들이 제조한 ‘메이드 인 코리아’다. 세계유명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은 한국의 젊은이들이다. 명망 있는 학자나 연구 기관에서 ‘세계에서 머리 좋은 국민 순위조사’를 하면 한국인은 세계 2위 수준이다. 골프, 야구, 축구 등 스포츠 분야는 또 어떤가? 세계여자골프 상위권은 대부분 한국 여성들이다. BTS를 비롯한 K-POP, 한류드라마, 한류푸드, 한국어 등등 등 한국의 대중문화는 세계문화의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비판 이후 우리 정치권은 발전의 증거로써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는가?

스스로 발목 잡는 것도 모자라 비정치적 분야의 발전과 성장의 조력자 역할보다는 방해자 역할을 더 많이 했을 것이다. 머리 좋고 잠재력 뛰어난 한국인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담아낼 메커니즘을 만들어 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흙먼지를 삼키며 피·땀·눈물을 흘려가면서 폐허에서 일어선 나라가 번영의 대한민국이다.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몸통 하나에 머리 둘 달린 공명조처럼 대한민국이라는 몸통에는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머리 두 개를 갖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공명조의 불행으로 탄생한 정권이다. 그런데도 민주화세력인 문재인 정권은 산업화세력인 제1야당을 죽이려 하고 있다. 한쪽을 죽이려 든다면 자신도 죽게 된다는 것이 공명조의 교훈이다.

박근혜 공명조는 자신과 몸통 보수에 치명상을 입혔지만, 문재인 정권이 공명조의 길을 걷는다면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진다. 공명조의 교훈은 공멸하지 말고 공생하라는 것이다. 문재인 집권자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는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윤태경 기자    songinmo5024@naver.com


기사 URL : http://www.iworld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43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