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경의 '시선'] 허깨비만 남고 알맹이는 없어진 인간들의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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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의 '시선'] 허깨비만 남고 알맹이는 없어진 인간들의 탐욕
  • 윤태경 기자
  • 승인 2019.12.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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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 본부장
▲윤태경 본부장

정치권은 세밑에 밀린 숙제하느라 정신이 없다. 대통령까지 나서 식물국회니 동물 국회니 하면서 정치권을 질타한다. 제 할 일을 안 하는 국회라는 낙인을 찍어 놓는다. 그래야만 선거법 및 공수처법 변칙강행처리에 대한 비판은 잊게 만들고 당위성은 높아지도록 유도하기 쉽다. 대통령의 국회 질타와 같은 날 여당은 잽싸게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해버렸다. 잘 짜인 시나리오 같다.

제1야당의 강력 반대와 부재 속에 통과된 공수처법은 예산안과 선거법에 이은 3번째 강행처리다. 강행과 변칙도 처음이 어렵지 반복되면 습관이 되어 아무런 일도 아니게 된다.

권력 남용의 달콤함은 엄청난 쾌감을 선사하며 심신을 중독시킨다. 독재정권은 달콤함에 취해 더 많은 달콤함을 얻으려다 비극적 종말을 맞는다.

독재정권도 외양은 법치(法治)의 형식을 취한다. 북한도 외형상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며 헌법과 법률 체계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법치할 수 있는 근거 법령들을 권력자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합법성이 있다고 정당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 나치도 ‘법(法)에 의한 지배’를 했다. 한국의 유신헌법도 마찬가지다. 형식적 합법성은 갖췄으나 정당성이 없는 권력들이었다.

문재인 정권과 친여 군소정당의 리더들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의 민주화 투쟁 경력을 훈장처럼 생각한다. 권위주의 정권도 ‘법에 의한 법치(法治)’를 했는데, 그들은 무슨 이유로 반정부 투쟁을 한 것인가? 정당성이 없는 형식적 법치하는 정권이었기에 온몸으로 항거했던 것이 아니던가?

유년 시절 폭력피해 경험이나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많은 성인일수록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권력의 피해자가 권력의 가해자로 변신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혹독한 시집살이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어른이 되면 며느리를 학대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약자라서 부당한 고통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보복하고픈 충동 욕구를 숨겼다가 강자가 되는 순간 드러낸다. 강자가 되더라도 관용을 베풀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수는 아니다. 폭력에 오랫동안 노출되다 보니 폭력을 관용보다 먼저 배워버렸다. 웬만한 인내력과 자제력을 가지지 않는 한 폭력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1+4 세력’들이 다수로서 힘이 생기자 가해자로 변신했다. 헌정사상 초유라는 불명예쯤은 탐욕 충족을 목전에 둔 이들에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개정된 선거법은 허울뿐인 연동형 비례제 도입, 비례대표 의석수 하나 못 늘린 구차한 선거법이다. 투표방식은 변함이 없으나 채점방식을 자기들에게만 유리하게 바꿔 버린 선거법이다. 의석수 하나라도 더 늘리려는 친여 군소정당에만 특혜가 돌아가는 꼼수 선거법이다.

공수처는 검찰 수사 독립성에 대한 치명적 침해 우려와 함께 정권 보위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만약 지금이 공수처 체제라면 현재 진행 중인 윤석열 검찰의 청와대 관련 수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선거법과 공수처법 횡포를 주도한 세력은 문재인 청와대와 집권당이다. ‘2017년 5월 10일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던 문 대통령의 취임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한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다’라는 취임사 약속도 허공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지리멸렬한 제1야당의 모습, 극성인 광팬 지지자들과 친여 들러리 위성 정당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문 대통령의 도덕적 죄책감은 사라지고 옳다는 확신만 고양됐을 것이다

정의를 입에 달고 사는 정의당의 위선적 행태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도 선거법 소동에서 발견된 작은 소득이다. 개혁이니 정의니 사탕발림 같은 미사여구를 쏟아 냈지만 다른 정당의 몫을 한 석이라도 더 빼앗으려 혈안이 된 속물이었을 뿐이었다.

문희상국회의장도 온몸으로 선거법과 공수처법 통과에 앞장섰다. “문희상이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요새 죽습니다. 이미 죽었어요. 허깨비만 남고 알맹이는 다 없어졌어요”

선거법 강행처리 후 문희상국회의장이 국회의장석에서 말한 자조적 독백이다.

우리는 이번에 탐욕의 노예가 되어 허깨비만 남고 알맹이는 없어진 위선적 인간들을 많이 목격했다. 그들의 흑심과 뻔뻔함을 발견한 것도 작은 소득이었다.

‘허황한 탐욕은 허황하게 끝난다’라고 역사는 준엄하게 꾸짖는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의 지혜를 외면한 권력집착가들의 말로는 비참하다.

자기편들끼리만의 세상을 위한 장기 집권용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권력자 입맛대로 만들었어도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대명천지 현명한 국민은 ‘알맹이 없는 허깨비들의 허황한 탐욕’을 충족시켜주는 일은 결단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태경 기자    songinmo5024@naver.com


기사 URL : http://www.iworld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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