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투데이] 한기택 기자 = 호주 전직 총리가 산불을 진화하는데 나섰다.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 토니 애벗 총리(우)[사진=호주 잉글사이드 산불방재청]

현지시간 6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토니 애벗(62) 전 호주 총리가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화재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촬영된 영상에는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애벗 총리가 작은 해안마을인 벤다롱의 한 오두막집 안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애벗 총리는 이날 산불이 섭씨 45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겹쳐 악화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파견된 '스트라이크 팀'의 일원이었다.

애벗 총리는 시드니 외곽의 산불 진화대에서 오랜 기간 자원봉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루에만 NSW주 전역에서 수백 채의 가옥이 소실된 가운데 애벗 총리는 동료들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가옥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애벗 전 총리의 솔선수범은 산불 재난 중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돌아온 스콧 모리슨 현 총리의 행보와도 대조적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악수를 거부하는 산불 피해 여성

앞서 모리슨 총리는 휴가 중 라디오를 통해 "나는 물을 뿌릴 호스를 가지고 있지 않고, 통제실에 앉아있지도 않는다. 용감한 소방대원들이 그들의 일을 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급히 귀국했다.

모리슨 호주 총리는 재해 복구를 위해 20억 호주달러(약 1조 6천억 원)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산불의 근본 원인으로 여겨지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발표된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호주는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에서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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