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승객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질병관리본부]

[서울=월드투데이] 남궁진 기자 = 중국 내륙 도시인 우한(武漢)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우한시를 최근 방문한 적이 있는 국내 체류 중국인 A(여·36)씨가 폐렴으로 지난 8일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A씨를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해 치료와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A씨와 함께 우한을 다녀온 회사 동료와 병원 의료진의 발병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설 연휴(1월 24~27일)를 앞두고 집단 감염 우려가 있는 폐렴 환자가 국내에서 발생하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지난해 12월 13~17일 우한시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A씨에게 증상이 있는 것으로 지난 7일 확인돼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해 치료와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한 회사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12월 13~17일 업무차 우한시로 출장을 다녀왔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는 폐렴의 진원지로 알려진 화난수산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후 같은 달 17~25일 경기도의 회사로 출근하다가 26~30일 중국 남동해안 도시인 샤먼(廈門)시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샤먼에서 귀국 직후인 12월 31일 A씨는 기침과 목 붓는 증상이 발생했고 새해 1월 2일부터 3일까지 오산한국병원을 두 차례 찾았다.

오산한국병원은 X선 검사 결과 문제가 없다고 보고 감기약을 처방했다. 지난 6일 동탄성심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돼 다음 날인 7일 같은 병원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다.

폐 양쪽에서 폐렴 증상이 확인됐다. 병원은 보건 당국에 즉시 신고했고, A씨는 같은 날 밤 감염병 국가지정입원 치료 병상이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새벽 4시 A씨에 대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인플루엔자 등 9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오후부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감염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며 "A씨와 함께 우한 출장을 다녀온 직장 동료와 의료진 등 A씨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질본은 "병원체 검사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점과 사람 간 전파 및 의료인 감염의 증거가 아직 없다는 중국 보건 당국의 발표에 따라 위기 단계 수준을 '관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또 "오산한국병원과 동탄성심병원의 진료를 중단하지 않고 유지하되 발생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위기 단계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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