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투데이] 박장권 기자 = 미국과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판단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모습[사진=CNN뉴스]

해당 정보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현지시간 8일 추락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SA-15 두 발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미국 CNN은 보도했다.

국방부 당국자들도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원인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우발적 피격'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로이터통신이 전한 당국자의 발언에 따르면 이란 측 레이다가 미사일 발사 전에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를 추적하고 있었다고 한다.

열 신호(적외선) 자료를 보면 이 여객기는 지대공 미사일 2발의 신호가 감지됐을 때 이륙한 상태였으나 그 직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이란의 단거리 요격 미사일 발사가 위성에 감지된 후에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의 이동형 SA-15 미사일이 여객기를 격추한 것을 확인해주는 이란의 교신까지 포착했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설명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맞힌 것으로 파악된 SA-15 미사일은 저고도∼중고도에서 항공기나 유도 무기를 요격하는 용도로 개발된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25㎞이며 최고 1만m 상공에 있는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다.

이란군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보복 공격' 후 미국이 재 보복으로 공항을 노릴 것에 대비해 이 미사일을 공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미 당국자들은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는 비극적인 일이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라며 "여객기는 상당히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다수 사망한 캐나다는 물론 영국 정부도 추락 원인을 격추로 지목했다. 추락 여객기의 탑승자 176명 가운데 63명이 캐나다 국적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이란계 캐나다인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과 관련,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여객기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맞았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란은 여객기 격추설이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조사에 당사국을 참여시키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추락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사망자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고,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격추설이 번지는 가운데 이날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과 오스트리아 항공은 10일 테헤란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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