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투데이] 박장권 기자 = 알래스카의 오지에 홀로 고립됐던 남성이 20여 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알래스카 오지에 고립된 남성을 구조대가 발견했을 당시 모습.[사진=CNN캡쳐]

현지시간 12일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슨 스틸(30)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북서쪽으로 약 113㎞ 떨어진 외딴 지역에서 홀로 생활하던 중 지난달 중순 갑작스러운 화재로 집을 뛰쳐나와야 했다.

이 화재로 그는 많은 것을 잃어야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생활해 온 집은 물론이고, 생후 6년의 반려견마저 화재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의 오두막은 숲과 강, 호수와 언덕 등으로 둘러싸인 곳이었고, 눈을 치울 수 있는 기계도 없었다. 도움을 청할만한 가장 가까운 이웃은 무려 32㎞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인 곳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항공기를 이용하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생존을 위한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과, 헬리콥터가 지나갈 때 볼 수 있도록 눈 위에 ‘SOS’ 구조 메시지를 적어놓는 것뿐이었다.

눈 덮인 오지에 고립된 지 20여 일이 지났을 무렵인 지난 9일, 드디어 그의 머리 위로 알래스카 주 경찰의 헬리콥터가 날아들었다.

알래스카 오지에 고립됐다 구조된 타이슨 스틸[사진=CNN캡쳐]

한 구조 대원은 “이 남성의 지인으로부터 ‘친구가 수 주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라는 신고를 받고 순찰을 하던 중, 하얀 눈 위에 적힌 ‘SOS’ 세 글자와 손을 흔들고 있는 조난자를 발견했다”라면서 “그의 외모는 흡사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나오는 톰 행크스 같았다”라고 당시를 묘사했다.

경찰에 의해 구조된 남성은 “희망은 오로지 누군가가 항공구조대에 나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해주길 바라는 것뿐이었다”라면서 “그 희망 하나로 눈더미에 굴을 파고 하루하루를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구조된 직후 가족이 거주하는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했으며, 알래스카의 외딴곳에 홀로 지내게 된 사연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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