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울산=월드투데이] 최승호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30년 된 노조 합의까지 깨면서 과장급에 해당하는 '기장' 직급 승진자들에게 조합원 신분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조는 지난 9일 내부 소식지를 통해 "불편하고 혼란스럽겠지만 기장급 승진자들의 조합원 자격 유지를 당부드린다"고 공지했다. 기장급은 그동안 관리직이라 보고 노조에서 자동 탈퇴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30년 전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 내용이다. 그런데 올해 재개될 단체협약 협상에서 노조가 이 문제를 본격 제기하겠다는 것.

노조는 앞선 작년 7월 기존 기장급 직원들이 개인 의사에 따라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노조 규약을 바꿨다. 당시 "기존의 단체협약이 바뀐 직급체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기장이 30년 전엔 생산직 최고 직위였지만, 기감·기정 등 더 높은 직급이 새로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장급이 실제 노조원으로 인정받으려면 회사와 합의해 단체협약을 바꿔야 한다. 사측은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바꿨다"며 새 규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선 노조가 실제로는 조합원 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교섭력이 떨어지 자 규약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은 5년 전 1만7000명이었지만 최근 1만460명 수준까지 줄어 들었다. 1300여명인 기장급의 노조 가입이 이뤄지면 노조원이 약 1만2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노조는 하도급업체 직원들까지 조합원으로 받으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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