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향 교수의 '인간과 개'] ⑱ 무심코 준 내가 먹는 간식, 개에게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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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향 교수의 '인간과 개'] ⑱ 무심코 준 내가 먹는 간식, 개에게 독이다
  • 서정향 고문
  • 승인 2020.02.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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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초콜릿은 절대 피해야 한다

<편집자 주> '월드투데이'는 인간과 오랜 시간 동고동락을 함께 하면서, 언제나 우리곁을 지켜 온 평생 반려동물 개의 생활습성과 질병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 칼럼을 신설했습니다.

칼럼을 집필해 주실 분은 국내 최고 권위의 수의학자인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이십니다. 서 교수님은 오랫동안 개의 습성과 질병, 특히 암에 대해 연구를 해 오신 분입니다.

이 칼럼을 통해 인간이 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내가 먹는 간식, 강아지도 한 입?

개를 기르고 있는 집이라면 흔히들 식사하거나 간식을 먹을 때 말똥말똥한 눈망울의 생명체가 우리를 지그시 바라보는 것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우리는 매우 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먹고 있던 것을 조금 떼어 주곤 했을 것이다. 이는 ‘강아지는 무엇이든 잘 먹으니까 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 의식 속에 잠재되어있어 나오는 행동이다. 삐빅! 이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사람의 간식이 개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음식일 수 있다. 이런 위험한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사진=언스플래시
사진=언스플래시

 

자일리톨

껌, 사탕, 치약 등의 형태로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일리톨(Xylitol)은 개에게 절대 주지말아야 할 음식이다. 개가 자일리톨 성분이 함유된 껌이나 사탕을 주워 먹거나, 치약을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한다. 개가 섭취할 경우(kg당 0.1g 이상) 대게 30~60분 이내에 저혈당(Hypoglycemia)을 유발한다. 저혈당의 발현 시점은 개체 차이, 섭취한 식품의 유형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사람과는 다르게 개는 자일리톨을 먹으면 체내의 인슐린(insulin)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저혈당 외에도 급격히 늘어난 인슐린은 저칼륨혈증(Hypokalemia)과 저인혈증(Hypophosphatemia)을 일으킨다. 그뿐만 아니라 자일리톨은 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야기해 황달 및 응고장애로 인한 출혈 등의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행여나 사람처럼 입 냄새나 충치 예방을 위해 개에게 자일리톨을 먹이는 행동은 매우 좋지 않으며, 양치질을 시킬 때도 치약 성분에 자일리톨이 포함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하자.

 

초콜릿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초콜릿은 자일리톨에 비해 대부분의 보호자들에게 위험한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콜릿 안에는 카페인(Caffeine)과 테오브로민(Theobromine)과 같은 메틸잔틴(methylxathine)류의 물질이 포함되어있는데, 사람과 달리 개는 이를 잘 분해하지 못해 그로 인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초콜릿을 섭취하면 앞에서 말한 메틸잔틴 류의 물질들이 위장관에서 흡수되어 체내에 확산되는데, 이러한 물질들이 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면 중추신경계 자극, 이뇨, 빈맥 등을 유발한다. 또한, 세포 내 칼슘 농도를 높여 골격근 및 심근의 수축력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임상증상들은 대게 섭취한 지 6~12시간 이내에 나타난다. 20mg/kg 정도를 섭취한 경우 구토, 설사, 다음증과 같은 미약한 증상을 보이며, 40~50mg/kg까지 섭취한 경우에는 심장에 이상이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심장의 부정맥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콜릿 외에도 메틸잔틴이 포함된 차, 콜라, 커피 등의 음료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견과류, 포도 등 주의해야 할 음식들이 많으니, 주의해서 주도록 하자.

 

개도 알레르기가 있다

사진=플리커
사진=플리커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은, 사람들이 복숭아나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것처럼 개도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마다 다르다. 옆집 친구네에서 밥 먹을 때 본 그 집 개는 사람 먹는 음식을 똑같이 먹어도 괜찮을 수 있지만, 우리 집 개는 이것저것 다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개는 불행하게도 여러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어, 밥은 유기농 사료(이는 필자 본인에게 불행이다. 매우 비싸기 때문에!)로, 간식은 생당근을 잘라서 줄 수밖에 없다. 또 알레르기가 없다고 해도 사람이 먹는 음식은 개에게는 매우 짜고 강해서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싱겁게 먹여야 한다.

개는 아이와 같다. 주면 다 잘 먹지만, 갑자기 아플 수 있다. 잘 먹이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똑똑한 주인이 되자.

서정향 고문    sjh@iworldtoday.com


기사 URL : http://www.iworld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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