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과 암컷, 성적 행동 시기 다르고 행위도 다르다

<편집자 주> '월드투데이'는 인간과 오랜 시간 동고동락을 함께 하면서, 언제나 우리곁을 지켜 온 평생 반려동물 개의 생활습성과 질병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 칼럼을 신설했습니다.

칼럼을 집필해 주실 분은 국내 최고 권위의 수의학자인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이십니다. 서 교수님은 오랫동안 개의 습성과 질병, 특히 암에 대해 연구를 해 오신 분입니다.

이 칼럼을 통해 인간이 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번식 충동은 자기 종을 지키기 위한 본질적 욕구다

번식의 충동(urge)은 개를 포함한 모든 고등동물의 강력한 본능이다. 이러한 이유는 동물들이 자기 종(species)을 지키고자 하는 본질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자신의 생존을 향해 기울어져 있는 “이기적 유전자†(selfish genes)" 에 의해 유도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기적 유전자는 자기 보전을 위하여 자기복제를 이기적으로 진행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사진=셔터스톡

반려견의 성욕과 성적 욕망에 대해

반려견의 성욕(sexual drives) 또는 성적 욕망(sexual desires)은 개체마다 차이가 있다. 수컷은 대게 생후 6~8개월 사이에 사춘기 과정을 거치고, 가장 적절하고 정상적인 번식능력은 1년 6개월째부터 가지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반려견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유년기, 사춘기 과정을 거쳐 성인기에 이르므로 성적 욕구는 사춘기와 성인기에 가장 불타오르고, 나이가 들수록 그 불은 꺼져간다.

 

수컷의 성적 행동, 모두 성적 행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수컷들의 성적 행동을 관찰해보면, 그들이 하는 성적 행동이 모두 성적 행위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보통 주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주변에 발정기인 암컷이 있다면 페로몬을 몸 밖으로 확산시킨다. 이는 몸에서 분비되며 사랑을 자극하는 독특한 냄새로, 수컷을 자극해 동료 간 올라타는 마운팅(mounting) 행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보호자가 궁금해하는 마운팅 행위는 꼭 성적인 충동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인을 오랜만에 봐서, 개들 무리 사이 우위성을 나타내기 위해서, 놀이 기구를 보고 흥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흥분’하게 되면 마운팅을 할 수 있다. 빠른 경우 이런 행위를 생후 5주째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 사춘기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에 대한 진정한 메시지를 암컷과 수컷이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만, 대개 수컷의 강제적인 행위로 성행위가 시도된다.

마운팅 (사진=셔터스톡)

 

암컷의 성 성숙과 성적 행동

이 시기 암컷의 성 성숙에 관해 간략히 알아보면, 암컷은 사춘기부터 시작해 약 6개월에 한 번씩 발정기가 온다. 사춘기 시기는 개의 체격 완성 시기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소형견은 중·대형견 보다 조숙하여 체격의 완성 시기가 빨라 6개월에서 1년 정도 빠른 생후 8-12개월(평균 10개월) 정도에 초경이 있다. 성적 행동으로는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한다던가, 외음부 부분을 핥는 행동을 한다면 생리의 징후로 생각해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변화로는 생리 시작 3~7일 전에 외음부 종창(부어서 부풀어 오르는 것), 다뇨(소변을 자주 보는 것) 등이 있다. 발정 시기나 성적 행동은 반려견의 영양상태나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기준을 벗어나기도 한다.

 

성별에 따라 시기와 성적 행동 다르다

반려견의 성적 행위에 대해 정리해 보면, 암캐와 수캐의 성적 행동은 서로 다른 시간적 한계선(time lines)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 한다. 사춘기를 지난 수컷은 특별한 발정기 없이 언제 어디서든 기회만 되면 성행위에 관심을 가지는 반면, 암캐는 일정한 기간(계절 발정)이 아니면 성행위가 어렵고 수태 또한 불가능하다. 암캐와 수캐의 성적 행동은 시기적으로 성행위가 서로 다른 것이다.

사진=언스플래시

 

† :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가 쓴 책으로, 진화의 주체가 인간 개체나 종이 아니라 유전자이며 인간은 유전자 보존을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기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여 생물학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알려져 있다.

'이기적 유전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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