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월드투데이'는 인간과 오랜 시간 동고동락을 함께 하면서, 언제나 우리곁을 지켜 온 평생 반려동물 개의 생활습성과 질병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 칼럼을 신설했습니다.

칼럼을 집필해 주실 분은 국내 최고 권위의 수의학자인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이십니다. 서 교수님은 오랫동안 개의 습성과 질병, 특히 암에 대해 연구를 해 오신 분입니다.

이 칼럼을 통해 인간이 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일반적으로 보호자들은 나와 함께 있는 우리집 강아지에 대해서 거의 다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과는 조금 다르게 알고 있는 부분도 많다. 지금까지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사실과 독특한 특성에 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반려견은 적어도 2세 이상의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의 어린 자식과 강아지는 언제나 친구같이 잘 어울린다. 분명한 발음을 하지 못하는 2세 정도의 유아와 반려견은 거의 동일한 언어로 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략 250개 단어와 몸의 행동으로 반려견과 아이는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사진제공=redcanina

2. 개와 고양이는 모두 물을 동일한 방법으로 흘린다.

믿기 어렵겠지만 개의 취수법은 마치 만취된 술꾼의 혀 돌림에 비유한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로 혀끝을 구부려 액체를 들어 올리듯 마신다.

사진제공=픽사베이

 

3. 여러분의 개는 시간적 감각을 갖고 있으며 당신이 떠나면 당신을 그리워한다.

대부분의 보호자가 경험했을 것이다. 우리 개는 밥 먹을 시간과 산책할 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을! 이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개는 우리의 일상과 습관을 알아차리고 있으며 또한 그들의 감각으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아차린다. 한 연구에 의하면 개는 자기 주인이 다양한 형태의 시간차로 외출했을 때를 감각으로 알아차리고 반응을 한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4. 개 수염(Whiskers)은 개들이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개 수염은 인간으로 치면 ‘구레나룻’에 해당하는데, 상상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 심지어 바람의 방향까지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비교 안과학자에 의하면 개는 야간에 인간보다 5배의 시력을 가진다. 그러나 꼭 생물학적 능력으로 야간 시력이 우수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개 수염으로 인해 기류의 미묘한 변화와 어둠 속에서 물체의 크기, 형태 및 근처의 움직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 개 수염의 큰 역할이다. 만일 야간에 여러분의 반려견과 동행한다면 반려견은 어둠 속 어떠한 위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든든한 보디가드 역할을 할 것이다.

사진제공=셔터스톡

5. 개의 땀샘은 유일하게 발바닥 사이 피부에만 존재한다.

흔히 ‘개 발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뛰어라’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개는 원천적으로 발바닥 사이를 제외하고는 피부에 땀샘이 분포되어 있지 않아 충분히 땀을 흘릴 수 없다. 땀을 흘리지 못해 열을 발산하지 못하면, 특히 더운 날씨에 개는 열사병으로 사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땀을 내고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을까? 개는 헐떡임(Panting)을 통해 체열을 발산한다. 특히, 개 품종 중 퍼그, 보스톤테리어, 복서 및 불독과 같은 단두견(입이 짧은 견종)의 경우 선천적으로 상부호흡기도가 짧아 충분히 헐떡이지 않으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다른 견종에 비해 높다.

복서 (사진제공=픽사베이)

 

6. 평균적으로 개가 한번 깨물 때 압력은 145kg(320파운드)이라는 사실

사냥개는 용맹함은 물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집요함이 있다고들 한다.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로는 저먼세퍼드, 핏불테리어 및 롯와일러 등과 같은 중대형견이 한번 물 때 압력은 145kg에 달한다.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들이 한번 물 때의 압력을 살펴보면 인간은 55kg, 식인 상어로 알려진 백상아리(백상어)는 272kg, 성질이 사납고 주둥이가 뾰족한 악어 종류 중 하나인 크로커다일은 1,133kg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는 힘이 대단하다.

사진제공=픽사베이

 

7. 개의 냄새 감각은 인간의 1천~1천만 배다.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냄새선(scent glands)은 비강에 무려 1억 2,500만 개에서 3억 개의 세포로 구성된다. 인간은 고작 5백만 개 분포되어 있을 뿐이다. 냄새선이 분포된 뇌의 표면적 기준으로 본다면 인간의 40배 이상에 달하며 이 의미는 개는 적어도 인간의 40배 이상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이 사랑하는 강아지의 간식을 아무리 잘 숨겨 놓더라도 냄새만으로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진제공=픽사베이

 

8. 개의 가청 거리는 인간의 4배 이상이다.

여러분의 강아지는 거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상태로 태어난다. 그러나 자라면서 청력은 급격하게 회복된다. 높은 음조의 소리를 기준으로 성인은 주파수 64Hz에서 2만 3,000Hz까지 듣는 데 반해, 개는 주파수 67Hz에서 4만 5,000Hz까지 높은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초능력에 가까운 청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는 다양한 환경의 소리(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청소기를 돌릴 때 우리집 강아지를 방음이 되는 방에 가둘 수도 없고, 진공청소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아는 만큼 인간들도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9. 개는 보호자의 감정을 냄새로 인식할 수 있다.

개에게는 여러분의 아주 미세하고 미묘한 냄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여러분이 당황하거나 공포를 느낄 때 몸에서 미세하게 발산하는 냄새를 감지해 여러분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강아지는 여러분이 어떤 질병에 걸렸다든지, 집안에 누군가 임신을 한 것까지도 냄새로 감지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제공=언스플래시

 

10. 개도 인간의 표정을 따라 한다.

개 앞에서 하품하면, 여러분의 개도 따라서 하품을 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2008년 과학 저널 ‘바이올로지 레터’(Biology Letter)에 게재된 논문 ‘캐치’(catch)에 따르면, 이것을 ‘감정적 전염’이라고 하며 강아지는 여러분의 표정을 따라 한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누군가 하품을 하면 따라서 하품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장류뿐만 아니라 개도 따라서 하품을 하는 것이다. 하품뿐만 아니라 그 외 인간의 다른 감정적 노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헬싱키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보호자가 화를 내면 개도 동일한 감정적 표현을 하고, 집안에서 아기의 울음을 들으면 인간과 개의 혈중 코르티솔 농도가 확연히 증가한다. 이것은 인간과 개 모두 동일하게 아기 울음소리에 스트레스를 받는 ‘감정적 전염’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진제공=언스플래시

 

※상기 반려견에 대한 10가지 놀라운 사실의 내용은 Juliana Weiss-Roessler 라고 하는 미국인 작가가 기술한 내용과 다른 서적을 참고하여 편집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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