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투데이] 강지영 기자 = 이달 1일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2주간 격리가 의무화되며 자가격리자의 '가족 간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의하면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국내에서 일어난 2차 전파 중 60%는 가족 간 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0시 기준 해외 유입 사례(861명)와 관련한 국내 확진자는 134명으로, 이 중 가족이 56.7%를 차지한다.

대개 감염병은 오랜 시간 한 공간에 머무르는 가족 간 전파 위험성이 가장 높다. 주된 감염 경로인 비말(침방울)에 직접 노출, 가족이 비말이 묻은 가구를 만져 손을 통해 감염되는 위험도도 높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초기 환자 30명의 접촉자 2천370명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2차 감염의 위험은 가족 간 접촉이 일반 접촉에 비해 42배 높았다. 접촉자 중 가족의 발병률은 7.56%, 가족이 아닌 접촉자의 발병률은 0.18%였다.

따라서 자가격리자들이 격리지침을 지키지 않을 경우 1차적으로는 가족이 감염될 수 있고, 2차적으로는 자가격리자로부터 감염된 가족들이 지역사회 활동을 하며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되는 자가격리자와 달리 가족들은 외부 활동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이들이 감염된 상태로 회사에 출근하거나 종교활동에 참여하면 자칫 대규모의 집단감염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자가격리자의 가족에게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집단시설에서의 업무 또는 활동을 제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만약 격리지침을 준수하기 어렵다면 전문가들은 차라리 시설격리, 숙박업체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가격리 대상자의 가족에게 호텔을 할인해주는 방안 등을 고안했다. 입국자는 본인 집에서, 가족들은 다른 숙소에서 각각 지내게 해 실질적인 자가격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