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운 공범 '부따' 강훈 (사진=뉴스1)

[서울=월드투데이] 남궁진 기자 =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만들어 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오른팔 역할을 한 ‘부따’ 강훈(19)의 얼굴이 공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경 강씨는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강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혐의 인정하나', '신상 공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나' ‘조씨가 시키는대로 했나’ 등의 질문에는 대답 없이 고개를 숙인 채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강씨는 10대 피의자 가운데 신상 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 제 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 조항에 근거해 신상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범죄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며 "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피의자의 신상 공개 결정 사안을 밝혔다.

강씨 측은 같은 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강씨의 명예, 미성년자인 강씨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피의자인 강씨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강씨의 행위, 그로 인한 피해자들의 극심한 피해, 그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의 정도, 동일한 유형의 범행을 방지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긴요하다"며 "강씨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2001년생으로 미성년자이지만, 올해 만 19세가 될 예정이어서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아니다.

강씨는 '부따'라는 닉네임으로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범죄 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를 받는다.

그는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했으며 조씨 측에 의하면 박사방을 공동 운영한 3명 중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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