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코로나19 환자(사진=타스)

[월드=월드투데이]김영은 기자=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괴질 아동 중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영국 보건당국 등에서 주의보를 내렸다.

일부는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정도로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해졌다.

27일(런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국영 의료보장제도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런던 북부 의료기관에 보낸 서한에서 전신성 염증을 나타내는 소아 중환자 보고가 최근 속출했다고 알렸다.

NHS는 "지난 3주간 런던을 포함한 영국 전역에서 다기관(multi-system) 염증 상태를 보여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소아과 환자들이 전 연령대에서 확연히 증가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고 공지했다.

환자 대다수는 가와사키병 진단을 받았고, 상당수의 환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을 나타냈다. 가와사키병은 18세 이하 소아에게 심장 이상을 초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피부, 점막, 임파절, 심장 및 혈관, 관절, 간 등에 기능 이상을 가져올 수 있고, 위장관 장애, 담낭수종, 뇌수막 등의 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심장의 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 동맥의 염증이 발생하게 되어 치명적일 수 있다.

NHS는 "보고된 환자들은 공통으로 독성쇼크증후군(TSS), 비전형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나타냈고, 혈액학적 소견은 중증 코로나19 소아환자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전신에 심각한 염증반응이 진행되는 독성쇼크증후군은 고열, 저혈압, 발진, 호흡곤란 등 증세가 나타나며, 현재까지 NHS에 보고된 소아환자는 12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보고된 사례 중 일부는 복통,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을 나타냈고, 심장 염증이나 혈액검사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소아환자 중 일부는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심폐기(ECMO·에크모)의 도움을 받는다고 전해졌다.

NHS는 서한에서 염증성 증세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면서도, 연관성을 말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단하며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스페인소아과협회도 최근 몇주간 수 시간 내에 쇼크, 저혈압,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이한 복통으로 고통 받는 학령기 아이들이 다수 있었다고 의사들에게 경고했으며 이탈리아소아과협회 한 의사도 소속 소아과전문의 1만명에게 코로나19가 강타한 지역 어린이들이 가와사키 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은 그간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연령층이었으나, 코로나19가 감소하고 있는 중 코로나19와 연관있는 듯한 어린이 중증 환자가 늘어나며 또다른 위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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