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희숙기자)

[서울=월드투데이]박희숙 기자= 올해 여름은 평년이나 지난해보다 무더울 전망이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2일 '2020년 여름철 전망'브리핑을 갖고 6∼8월 여름철 기온이 평년(23.6도)보다 0.5∼1.5도, 지난해(24.1도)보다는 0.5∼1도 올라간다고 밝혔다.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20∼25일로 평년(9.8일)이나 지난해(13.3일)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 또한 평년(5.1일)의 2∼3배가 넘는 12∼17일이 될 것으로 봤다. 2018년과 2019년 열대야 일수는 각각 17.7일과 10.5일이었다.

이현수 기후예측과장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는 가운데 티벳 고기압과 중국 열적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줘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폭염과 열대야일수도 평년보다 많아지고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월평균 기온은 6월과 7월의 경우 평년(6월 20.9∼21.5도·7월 24.0∼25.0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24.6∼25.6도)보다 높겠다고 예보했다.

다만 2018년과 비교하면 무더위는 조금 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2018년의 경우 여름철 우리나라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은 가운데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져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져 기온이 치솟았다.

이 과장은 "올해는 겨울철 티베트 고원에 많은 눈이 덮여 있었고 이 같은 상황은 3∼4월까지 이어졌다"며 "점차 눈이 녹고 있긴 하지만 물로 변하면서 대기가 가열돼 팽창하는 데 제약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6월∼7월 중순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으나 6월 하순부터 비가 내리는 날이 많고, 7월 하순∼8월은 태풍의 영향과 대기 불안정으로 국지적으로 강하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장은 "며칠 전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렸는데 이런 패턴으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상층의 한기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대기 불안정성이 상당히 강해져 강한 소나기와 집중호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여름철 태풍은 평년(11.1개)과 비슷하게 9∼12개가 발생하고 이 중 2∼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차은정 연구관은 "올해 초속 54m 이상의 태풍이 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전망했다. 태풍의 등급은 '중', '강', '매우 강', '초강력'으로 나뉘는데, 초속 54m 이상은 초강력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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