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당선인, 이용수 할머니

[서울=월드투데이]김우정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8년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진출하려 한 이용수 할머니의 출마를 말린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윤 당선인은 할머니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설득했으나, 8년 뒤엔 이 할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국회에 진출해 논란이 됐다.

27일 CBS노컷뉴스는 이용수 할머니와 윤 당선인의 2012년 3월 8일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통화시점은 이 할머니가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3월 14일)하기 엿새전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할머니가 출마의 뜻을 드러내자 윤 당선인이 만류하며 “국회의원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할머니의) 총선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그러자 이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이 왜 기분 나빠 하느냐. 나는 그런 것 때문에 할 것 안 하고(그러지 않는다)"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어야 한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자신을 만류하는 윤 당선인에게 "국회의원이 되면 월급은 다 좋은 일에 할 것이며 (네가) 걱정되면 '할머니 건강이 걱정된다'고만 하면 된다"고 다른 이유를 대지 말라고 했다.

6일 뒤인 3월 14일 이 할머니는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죽을 수 없다. 국회에 진출해 직접 정부와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살아 있는 동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며 출마를 선언하며 "국회의원이 되면 일본 국왕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순번을 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8년 전 국회에 가지 않아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던 윤미향 당선인은 지난달 4·15 총선 직전(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7번) 온라인 유세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그 뜨거운 열망과 30년 동안 거리에서 외쳤던 그 열정들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국회로 들어가 보자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러한 논란 등과 관련해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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