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뉴스1

[월드=월드투데이]서정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 중 ‘무증상 환자’가 증상이 있는 환자보다 더 오랜 기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2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충칭의과대의 황아일롱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논문을 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37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바이러스 분출 지속 시간은 19일로, 증상이 있는 경증 환자의 평균보다 약 4.7일 더 길었다. 심지어 바이러스 분출 기간이 무려 45일에 달하는 무증상 감염자도 있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분출이 반드시 다른 사람을 코로나19에 감염시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 분출’은 공기 및 사물의 표면이 포함된 환경에서 이뤄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의 항체 보유 수준은 유증상 감염자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무증상 감염자 37명의 항체 보유 수준은 유증상 감염자의 15%에 불과했으며, 무증상 환자 40% 이상이 퇴원하기 전부터 이미 항체를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증상 감염자의 면역 반응이 더욱 약하다는 의미다.

그동안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는 감염병 확산의 최대 변수로 여겨져 왔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환자의 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도 입증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20~30%는 확진 당시 무증상이었으며, 해외에서는 무증상 감염자가 확진자의 8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보건 당국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이 무증상 감염자와 관련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무증상 환자가 다른 환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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