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 예상 이동 경로 위성 이미지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제주=월드투데이]황희진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역대급 피해를 가져온 2007년 '나리', 2003년 '매미'와 유사한 경로를 따라 한반도에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제8호 태풍 '바비'급 바람 세기에 물폭탄까지 동반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1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9m인 강도 '매우 강'인 반경 380㎞의 중형태풍으로 서귀포 남쪽 약 330㎞ 해상에서 북북서진하고 있다.

제주는 태풍이 근접하는 2일 오후부터 밤사이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으로, 이날 오후 8시경 중심기압 95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7m인 강도 '매우 강' 상태로 최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제주에 최근접한 뒤 강도 '강'으로 다소 줄어든 채 부산을 가로질러 동해안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속 47m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169㎞로,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 있고 달리는 차도 뒤집을 수 있는 강도다.

마이삭의 경우 중심기압은 바비와 거의 비슷하지만, 서해상을 지나며 내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바비와 달리 제주 동쪽을 근접해 부산 인근을 지나게 되어 여러 지역이 강풍의 반경에 들어갈 전망이다.

또한, 비보다는 바람의 영향이 컸던 바비와 달리 마이삭은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모두 동반할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바비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풍 '마이삭'은 지난 2007년 ‘나리’와 2003년 ‘매미’와 진로가 유사하다.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던 나리와 매미는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역대급으로 큰 피해를 남겼다.

태풍 나리는 제주에 최근접했을 당시 중심기압 96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0m인 강도 '중'인 반경 180㎞의 소형급 태풍이었으나, 제주를 관통하며 2∼3시간만에 시간당 100㎜ 안팎의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한라산 정상에서 제주시 해안 저지대까지 한꺼번에 쏟아진 역대급 집중호우로 제주시의 모든 하천이 범람했고, 물 빠짐이 좋은 지질 구조상 홍수피해가 거의 없던 제주에서 상상초월의 물난리를 겪으며 13명이 목숨을 잃고, 1307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03년 태풍 '매미'도 이와 유사한 강도의 피해를 입혔다. 매미의 경우 중심기압 95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1m의 강도 '강'의 세력으로 제주에 상륙했다.

당시 제주에서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 시속 216㎞의 엄청난 강풍이 관측됐다.

매미가 제주를 휩쓸며 2명이 숨지고, 역대 4위에 달하는 481억 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마이삭도 나비, 매미와 비슷한 수준의 강력한 비바람이 예보되며, 역대급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심지어 태풍이 제주에 가장 가까이 오는 시각에 만조까지 겹쳐 폭풍해일이나 월파에 의한 해안가, 해안 저지대 침수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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