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A. 다우드나 (사진=노벨상 유튜브)

[서울=월드투데이]서정만 기자= 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여성 학자들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프랑스·51)와 제니퍼 A. 다우드나(미국·56)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의 화학상 수상자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불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한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를 선정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 태생인 샤르팡티에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병리학 교실에 재직 중이며, 다우드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교수다.

이들의 주도하에 지난 2012년 개발된 유전자(DNA) 교정 기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생명과학과 의학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신기술이다.

이 기술은 질병을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유전자를 잘라 없애거나 변형시켜 유전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길을 열었다.

노벨위원회는 이 기술을 이용해 연구자들이 동·식물과 미생물의 DNA를 매우 정교하게 변형할 수 있게 되어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과 유전병 치료의 꿈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개발된 이후 농학자들은 이 기술을 활용해 병충해와 가뭄에 강한 작물들을 개발해냈고, 의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암 치료법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 유전자 가위들은 많은 분야에서 생명과학을 새 시대로 이끌었으며 인류에 지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샤르팡티에는 이날 스톡홀름에서 기자들과의 전화 회견을 가지고 "이번 수상이 과학의 길을 걷고자 하는 소녀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의 수상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여성 학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서울대 현택환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는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했다.

현 교수는 모운지 바웬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크리스토퍼 머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함께 물리학, 생물학, 의학 시스템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나노결정(Nano Crystals) 합성에 기여한 업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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