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단지 (사진=최용환기자)

[서울=월드투데이]송다미 기자= 역대급 전세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향이 매매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아파트값 상승세로 옮아가 매매시장 불안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1주 전보다 0.51% 상승했으며, 상승폭은 2011년 9월12일(0.64%)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0.44%)보다 강북권(0.58%)이 더 올랐으며, 특히 강북구(0.89%), 동대문구(0.81%), 은평구(0.78%) 등의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도 각각 0.34%, 0.56%씩 오르며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 전셋값 상승률은 0.51%를 기록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수도권 전역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보였으며 주요 학군 지역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되었으며 이마저도 물건이 없어 대기자들이 줄을 선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9일 보증금 13억원 월세 21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전·월세 전환율 2.5%를 적용하면 전세보증금은 무려 23억800만원이다. 과천 '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24일 11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며 종전 최고가 10억원을 가뿐히 갈아치웠다.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한 것은 임대차법 등의 여파로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5.2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 수급지수가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2003년 7월부터 작성한 이 통계의 현재 최고치는 2013년 9월2일 196.9다. 수도권 전체 전세수급지수도 195.6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장기간 상승하면 매매가격과의 격차가 줄어 매매 수요가 늘어나, 매매가격 상승 견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과거 2014년 6월부터 시작한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135주간 지속했고, 말미에 서울 집값 상승세 확대로 이어지며 현재 서울 전셋값은 69주째 상승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셋값이 상승해 매매가격과 격차가 줄어들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임차인이 늘고, 이로인해 매매가격이 상승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집값이 너무 오른 서울 대신 인접한 수도권 아파트가 전셋값 상승 반사이익을 훨씬 더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김포에서 특히나 뚜렷하게 보인다. 김포는 서울 인접지 중 유일한 비규제 지역으로, 전세난에 따른 매매 수요와 비규제 풍선효과까지 겹치자 최근 1주 만에 아파트값이 2.36%(KB부동산 기준)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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