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홍소현 기자]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이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나면서 앤트그룹 역시 위기에 놓였다.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PBOC)·은행감독위원회·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앤트그룹 임원들을 불러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앤트그룹의 신용과 보험, 자산운용 등의 잘못을 바로 잡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신용평가사업을 정리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은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결제 대행 서비스 알리페이로 출범한 회사다. 알리페이는 모바일 결제로 영역을 넓히면서 중국에서 10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와함께 앤트그룹은 결제 사업을 발판으로 금융업에 진출해 소액대출, 온라인 보험 등에서 중국 최대 사업자로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 앤트그룹이 올린 매출은 725위안(약 12조1800억) 가운데 63%가 금융업에서 나왔다. 이 중에서 소액대출 비중이 39%로 가장 높았다. 반면에 본업인 결제서비스 매출은 35.8% 밖에 되지 않았으며, 해당 사업은 소비자와 가맹점 유지에 비용 대부분을 쓰기 때문에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명령은 금융업을 떼어내라는 것이다. 지난 11월부터 중국은 금융자산 1000억위원의 비은행 금융사에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고, 지주사 면허를 받지 못할 경우 금융회사가 지분을 팔거나 경영권을 포기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결국 해당 규정으로 인해서 앤트그룹은 지난달 상장을 포기했다.

금융지주사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자본금으로 산하 금융자회사의 자본금을 50% 이상 출자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소액대출업체 대출 재원을 조성할 때 채권 발행을 자본금의 4배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도 만들었다. 앤트그룹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금의 4.7배에 해당하는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결국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 조건에 맞으려면 자본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 그러나 당국에 미운 털이 박힌 상황에서는 앤트그룹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해서 당국의 금융지주사 설립 요구는 사실상 금융업에서 손을 떼라는 명령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앤트그룹은 “시정업무팀을 구성해 요구 사항을 전면 이행하겠다”면서 “즉각 시정 계획과 시간표를 마련할 것이며 이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감독관리 지시를 받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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