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서한나 기자]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절정으로 치달으로면서 급기야 의료 체계 붕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5(현지시간) 기준 미국 코로나19 환자수는 131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자 수 급증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조지아 텍사스 등 미 서부와 남부 지역 주들의 상태가 특히 심각하다

코로나19 중환자로 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응급 의료진에게 최악의 환자가 아니면 산소 공급을 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와 함께 살아날 가망이 거의 없으면 굳이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고 현장에서 사망 진단을 내리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5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EMS) 측은 지난주 구급대원들에게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병원으로 이송해봤자 이들을 치료할 인력이나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LA 지역의 여러 병원들은 실제 최근 며칠 동안 응급환자를 싣고 오는 구급차를 계속 돌려보내야 했다.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이송되더라도 병실에 자리가 없어 환자들은 응급실 주변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LA 소방서의 EMS 대장 마크 에크스틴 박사는 우리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구급차를 응급실에서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한 환자를 응급실에 인계하려면 환자를 눕힐 침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침대가 부족해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산소 부족에 직면하면서 응급 의료진에게 최악의 환자가 아니면 산소공급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구급차에 비축하거나 퇴원환자에게 챙겨 보내야 할 산소탱크 역시 부족한 상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일 기준으로 입원 환자가 22000명에 이르고 이중 4700명이 중환자실에 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는 중환자실 병상 뿐 아니라 산소호흡기와 시신안치소 공간이 바닥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LA카운티의 보건 당국은 산소포화도가 90% 미만인 환자에게만 산소 제공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또 응급차가 환자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천막 진료소를 병원 건물 밖에 설치하도록 했다.

LA카운티 슈퍼바이저 힐다 솔리스는 병원들은 내부 재난을 선포하면서 교회 체육관을 병동으로 써야 하는 처지라며 현재 상황을 인재라고 불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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