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월드투데이=박철원 기자]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민주당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지난 6일 트럼프 지지 세력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책임을 주장하며 탄핵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해 반복적으로 거짓 주장을 하고 있으며, 특히 시위대의 의회 난입을 부추겼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 정부에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도록 재검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했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이 모든 것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와 정부 제도를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탄핵안 발의는 민주당의 제이미 라스킨 등 하원의원 3인이 주도했으며 210명 이상이 지지했다.

이번 탄핵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이번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 당시에도 미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바 있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토록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발의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시킨 뒤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24시간 안에 펜스 부통령이 움직이지 않으면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이르면 13일 탄핵안 표결이 하원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만약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경우 현재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공산이 크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처리되면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데, 100석의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려면 3분의 2가 넘는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해당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민주당이 잔여 임기가 불과 9일밖에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백인 지지층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는 공직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노림수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2024년 대선 재출마를 강력 시사해왔는데, 탄핵이 확정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공직을 맡는 것은 영구 박탈될 수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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