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신뢰프로세스ㆍ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러측 지지 확보 관심

[인터넷뉴스팀]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3일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한반도 주변 4강 정상의 첫 방한이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13일 새벽 한국에 도착, 당일 오전부터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에 이한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과의 회담은 지난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당시 별도 양자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 강화 및 인적 교류 확대와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구축 문제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밑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 관련 의제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나진-하산 프로젝트’이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이‘'라손콘트란스’란 합작회사를 설립,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km 구간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작업, 복합 물류 사업 등이 골자다.
철도 개보수 공사는 지난 9월 마쳤고, 나진항 3호 부두에 현대화된 화물 터미널 건설 공사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한창이다.
회담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러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국이 러-북 합작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에 합의할 예정이다.
사업 참여 방식은 '5ㆍ24 조치'가 유지되는 점을 고려, 우리 기업들이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70%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코레일, 포스코, 현대상선 등 3개사의 컨소시엄에 프로젝트 참여를 허용키로 하고 관련 협의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한국의 프로젝트 참여 합의를 회담 뒤 발표할 공동성명에 포함하고 국내 컨소시엄사와 러시아 철도공사가 합작 사업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나진항 현대화 작업이 끝나면 러시아ㆍ중국산 화물을 나진-하산 철도와 나진항을 통한 운송사업에 본격 착수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론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유럽행 수출 화물을 나진항으로 끌어들여 나진-하산 구간 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운송하는 물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구간이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유라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기초를 닦을 수 있고, 북한의 개방도 가속화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회담에서는 이 프로젝트 외에 또다른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으로 주목받는 러시아 천연가스의 한국 도입을 위한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같은 노선으로 러시아 전력을 한국으로 공급하는 송전선 건설 사업 등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양국 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두 나라 국책 은행이 공동투자펀드를 설립, 각국 기업의 상대국 진출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과 1990년대 한국이 러시아에 제공한 경협 차관 일부를 러시아가 방산 물자로 상환하는 협상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또 한 주요한 관심은 새 정부 대북기조 러시아 지지 확보하는 점이다.
또 이번 회담이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에 대한 정상외교를 마무리하는 자리인만큼 새 정부의 대북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러시아 측의 명확한 지지를 확보하느냐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기조를 설명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안정화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이 우선 과제임을 강조하고 러시아의 적극적인 북한 설득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도 동북아 지역 정세 안정화와 남ㆍ북ㆍ러 3각 협력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남북 화해와 한반도 긴장 완화가 중요한 상황이어서 긍정적 기대도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가 북한과 특수관계에 있었던 터라 러시아 측이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자신이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동북아 지역 다자안보협력체제 구상에 한국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화ㆍ인적 교류도 주요 의제중 하나이다.
문화·인적 교류 분야와 관련, 양국의 단기비자 면제 협정 체결이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현재 관광·비즈니스 상담 등의 목적으로 60일 이하 단기로 상대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비자를 면제해 주기로 합의하고 협정 문안 조율 작업을 끝냈으며 이번 회담에서 협정이 서명되면 내년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저조한 수준에 머무는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크게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경제 협력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국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화원 개설 협정에도 서명할 예정이다. 협정 체결로 현재 모스크바에 운영 중인 한국 문화원에 합법적 지위가 부여되고 한국에는 새롭게 러시아 문화원이 문을 열게 된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