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2명이 공모…학부모 제보와 학교 고발로 경찰 수사

▲ 조작한 성적표 (사진제공 = 연합뉴스)

[연합뉴스]
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재학 중인 딸의 성적을 동료 교사와 짜고 조작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울산시교육청과 A고교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이 학교의 한 학부모가 "B교사 자녀의 지필고사(객관식) 점수와 서술형 평가 점수가 너무 차이나 성적이 조작된 것 같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소식을 들은 A고교는 교감과 교사 등 5명으로 구성된 ‘특별학업성적조사관리위원회’를 꾸리고 자체 조사에 착수, B교사가 평가업무 담당인 C교사와 공모해 국어, 수학, 사회 과목 성적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교장은 지난달 두 교사를 울산남부경찰서에 고발했다.
교장은 고발장에서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관련, OMR카드 리딩(감별)기기에 저장된 B교사 자녀의 수학·사회과목 답안지 이미지파일 필체와 학생 자필이 서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1학기 기말고사에선 자녀의 국어 답안지 OMR카드 이미지파일에 남아 있는 감독 확인인장의 위치와 답안지 원본의 감독인장 위치가 다르다"며 “성적 조작이 의심되므로 법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자체 조사에서 B교사 자녀의 수학 지필고사 점수는 74.9점, 사회 92.6점이었지만 서술형 평가 점수는 각각 46점, 35점으로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일반적으로 지필고사 점수와 서술형 평가 점수가 큰 차이가 날 수 없다”며 “해당 학생의 영어, 한국사 등 다른 과목에서 지필고사와 서술형 점수가 차이가 꽤 나는 것을 확인했지만, 의혹만 있을뿐 조작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교사들을 불러 3개 과목의 성적 조작사실을 확인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두 교사가 모두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두 사람이 매우 친한 사이로 금품이 오간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와 별도로 A고교를 감사하고, 추가 조작사실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두 교사는 모두 면직(사표) 처리됐고, 해당 자녀는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한 후 전학 조치됐다.
A학교 교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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