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변호인'의 주인공 송강호
[ 월드투데이 = 오효진 기자 ]
연말 개봉 기대작 '변호인'의 제작보고회가 19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변호인'의 주인공 송강호는  "누를 끼치지 않고 그분 인생의 단면을 표현할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역할 제안을 거절했죠. 하지만 시나리오와 이야기가 잊히지 않았습니다. 저를 계속 사로잡았죠."라며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또한 그는 "그분께서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 진 모르겠으나, 1980년대를 살아왔던 삶의 태도와 열정은 지금 수십 년이 지나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영화가 정치적 잣대로 평가받기보다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사람들이 많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며 영화의 정치적 해석은 경계했다.

영화는 19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고졸 출신 인권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단골 국밥집 아주머니 순애(김영애)의 아들 진우(임시완)가 교도소에 송치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순애와 함께 면회를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시국사건에 휘말린 진우(임시완)가 부당하게 당했던 고문과 인권유린 실태를 관찰하게 된 송 변호사는 모두가 회피했던 진우의 변호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송강호는 영화에는 5차례에 걸친 공판 장면이 등장한다. 변호사로 진우를 변호하는 송 변호사의 대사량은 상당하다.

송강호는 "촬영 4-5일 전에 세트장에 들어가 배우들과도 함께 연습했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대사를 미리 연습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학창 시절에 이렇게 공부했으면 이 모양 이 꼴로 살진 않을 텐데…'라며 동료에게 신세 한탄을 했다. 공부의 맛을 이제야 조금 알겠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대사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특별한 대사가 기억나기보다는 헌법을 이루는 단어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헌법 조항이 그렇게 아름다운 언어였다는 걸 몰랐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헌법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었지만 살면서 피부에 와 닿는 경우는 흔치 않잖아요. 그런데 연기하면서 헌법 속의 단어들을 떠올릴 때마다 새삼 뭐랄까…헌법에는 그런 아름다운 언어와 이상이 담겨 있는데, 과연 우리는 그런 이상과 아름다움에 걸맞게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영화는 신예 양우석 감독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양 감독은 "1980년대는 산업화, 민주화, 여기에 정보화 혁명까지 동시에 일어난 치열하고 밀도가 높았던 시대였다"며 "그 시대적 흐름에서 상식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변호인'은 내달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