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부채 5천818만원…저소득층 빚 한해 25% 증가

▲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는 관중들 모습

[월드투데이 = 김시연 기자]
저소득층의 빚이 지난 한 해 동안 25% 가까이 늘고 재무건전성도 나빠졌다. 서민의 살림살이가 한층 더 어려워진 셈이다.
국민 10명 중 2명은 최근 2년 새 빈곤 상태를 경험했다. 빈곤율은 노년층이 낮아지지만 20대 청년층은 높아졌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13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부채는 5천818만원으로 지난해 조사보다 6.8% 증가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국 2만가구 가운데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 계층의 부채가 특히 많이 늘었다.
1분위 가구의 부채 규모는 지난 3월 말 1천246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6% 커졌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의 부채도 3천330만원으로 16.3%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고소득 계층의 부채는 지난해 1억3천723만원에서 올해 1억3천721만원으로 조금 줄었다.
임시·일용근로자가 16.9%, 자영업자가 11.3%의 부채 증가율을 보였다. 상용근로자의 부채는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4천475만원으로 5.7% 늘었다. 그러나 처분가능소득은 3천645만원으로 4.9% 증가에 머물렀다.
처분가능소득의 증가가 부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 탓에 금융부채를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재무건전성 비율은 지난해 106.0%에서 올해 108.8%로 악화했다.
1분위(90.2%→107.0%), 2분위(113.5%→128.4%) 저소득 서민층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5분위 고소득층의 재무건전성은 114.3%에서 108.6%로 좋아졌다.
전체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은 2천307만원으로 5만원(0.2%) 증가에 불과했다. 부채 부담과 경기 침체에서 비롯한 내수 불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비(-2.9%)와 식료품(-2.0%) 지출은 줄었고, 통신비(7.6%)와 의료비(4.7%) 지출은 늘었다.
평균 비소비지출은 세금(3.6%), 공적연금·사회보험료(8.7%), 이자비용(6.8%) 등이 전반적으로 늘어 757만원에서 830만원으로 9.6%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2천55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0.7% 증식했다. 소득 5분위 가구 자산(7억5천438만원)이 1분위 가구 자산(1억75만원)의 7.5배다.
빈곤율(연간 중위소득의 절반인 1천68만원도 채 벌지 못하는 가구의 비율)은 16.5%로 지난해 조사(16.6%)와 비슷했다. 지난해 중위소득의 절반은 1천7만원이다.
조사 대상 가구의 21.4%는 최근 2년 새 빈곤 상태를 경험했다. 이 가운데 절반을 넘는 11.0%는 2년 연속 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빈곤율은 20세 미만(11.9%→12.5%)과 20~29세(9.4%→10.5%) 등 청년층이 높아졌다. 60~69세(32.3%→28.3%)와 70세 이상(54.3%→53.9%) 등 노년층은 낮아졌다.
현재 사는 주택가격이 1년 뒤 내릴 것으로 전망한 가구 비율은 10.4%에서 12.3%로 높아졌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23.8%에서 19.5%로 낮아졌다.
빚을 진 가구 가운데 40.3%는 만기 내 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영영 갚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 조사보다 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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