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 “기준치 밑돈 수입물가 디플레이션 우려”

▲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는 수입물품전시회

[월드투데이 = 김시연 기자]
원화 강세로 10월 수출입 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는 3년 5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밑돌아 ‘저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0=100)는 99.60포인트로 전월보다 2.4%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 내렸다. 수입물가지수가 기준치 100을 밑돈 것은 지난 2010년 5월(99.81)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수입물가 하락세는 원유 등 국제원자재가격과 원화 환율이 하락한 영향때문.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지난 9월 배럴당 107.93달러에서 지난달 105.58달러로 전월보다 2.2% 하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환율은 달러당 1087.35원에서 1066.80원으로 1.9% 절상됐다.
품목별로 보면 원재료는 전월보다 3.6% 하락했고 중간재는 석탄·석유제품 및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0% 내렸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2%, 1.1% 떨어졌다.
수입물가가 내리면 시차를 두고 국내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낮은 물가수준을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를 기록하며 2개월째 0%대에 머물렀다.
한 금융인은 “국제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이와 밀접한 국내 경유, 휘발유 가격도 즉각 내려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 ‘저물가’가 대부분 공급 측면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요 부진에 따른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수출물가지수(2010=100)는 91.21로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 대비 4.6%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이며 지난 2008년 2월(89.07) 최저치다.
수산물을 중심으로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2.6% 상승했지만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 공산품이 1.9% 내렸다.
수출물가의 경우 실제 계약은 달러화 비중이 크고 이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8% 내렸다. 수출물가도 0.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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