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大漁’ 누가 낚든 업계지도 바뀐다.

▲ 연말에 매각이 진행중인 STX가 그룹

연말을 앞두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인수합병(M&A) 시장이 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부 매물은 호가단위가 ‘조’ 단위일 정도로 커 매수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은 살 엄두도 못 내는 명품처럼 아무리 좋은 매물이라도 규모가 안 되는 업체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등이 포함된 우리금융민영화는 총매각대금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6조원, 경남·광주은행은 2조원, 우리투자증권 계열은 1조5000억원 선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원체 큰 규모다 보니 국내 대형 금융사는 물론 글로벌 사모펀드, 국부펀드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에 이어 최근엔 중국계 자금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외자본들은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민영화 후보인대우조선해양은 단일기업 M&A 규모로는 우리은행과 필적한다. 예상 규모가 5조원에서 6조원을 오르내린다. 산업은행(31.5%)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17.2%) 지분을 한꺼번에 처분해야 하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이 7조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만 1조5000억~2조5000억원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 조선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빅딜이지만 새 주인 찾기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인수 예상 후보군으로는 범LG그룹, NH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 등이 꼽히고 있다. LG그룹은 과거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과 LG카드(현 신한카드) 등 금융사를 모두 매각한 후 금융 계열사가 전무한 실정이다.

▲ 우리금융그룹
NH농협은 NH손보를 두고 있긴 하지만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에 비해 손보 부문의 활약이 미미한 상황이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손보업에 진출한 이후 외형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되고 있어 잠재 인수 후보군 중 하나다.
매각대금은 4500억~5000억원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 기준 매각가격은 3500억원에 +α(경영권 프리미엄 30% 고려 시 1000억원)를 감안해야 하고 금융지주의 경우 50% 이상의 지분율 확보를 원할 것이기 때문에 추가 자금 소요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불완전판매 논란이 한창인 동양그룹에서는 동양시멘트,동양증권, 동양파워, 동양매직, 동양파일 등이 유력 매물로 꼽히고 있다. 이 중 가장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는 곳은 동양파워. 동양그룹이 미래 전략사업으로 삼을 만큼 공을 들인 화력발전사업자라 발전소 완공 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매년 안정적인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5000억~1조원 매각 규모가 얘기되고 있다.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의 매각작업을 마무리한 웅진은 음료업계 국내 3위 업체인 웅진식품의 매각을 놓고 진통 중이다.
한앤컴퍼니의 인수가 결정됐으나 매각 전제조건인 자회사 오션스위츠 호텔의 거취가 문제가 되고 있다. 웅진홀딩스는 미래글로벌에 매각하기로 했던 오션스위츠를 이달 중 인수할 예정이다. 미래글로벌은 “웅진홀딩스가 웅진식품 매각을 위해 자신들을 이용했다”며 오션스위츠의 주식 가처분금지를 신청한 상태다.
STX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STX에너지의 새 주인으로는 GS-LG그룹 컨소시엄이 낙점됐다. LG에너지와 LG상사는 오릭스가 보유한 STX에너지 지분 96.4% 가운데 60% 이상을 인수하게 된다. 매각가격은 지분 60% 기준 5000억원, 지분 96% 기준 8000억원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